국민연금 웹진 2012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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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라는 아들

김수연 / 두호남부초등학교

일요일 오후에 가족이 모여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비가 와서 일을 못하는 아버지도 소파에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셨다.
"아버지, 생로병사가 뭐야?"
"으응, 그것은 사람은 태어나고 늙고 병들어 죽는다는 거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던 동생이 다시 물었다.
"그럼,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도 그렇게 된다는 말이야?"
"아버지 엄마라고 사람이 아니니? 어쩔 수 없단다. 나이가 들면 늙게 되고 더 시간이 지나면 병들어서 죽게 되는 거야."
동생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어머니와 아버지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다시 말하였다.
"아버지가 늙으면 누가 모시지?"
"야, 그것 재미있는 질문이구나. 그래 한번 물어보자. 아버지 어머니가 늙고 병들어서 힘이 없으면 누가 모실거니?
" 동생은 제가 말을 하여 놓고도 얼른 대답을 하지 못하고 눈만 굴리고 있었다. 나도 어머니의 물음에 얼른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때 방에서 책을 보고 있던 언니가 나오면서 거들었다.
"우리 집에서 셋째 딸로서 막내라고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막내가 모시겠지."
동생은 갑자기 토라진 척하면서 언니를 향하여 쏘아 붙였다.
"그럼 언니는 뭐하고? 맨날 나만 심부름 시키고, 언니들이 입던 옷이나 입으라고 하는데 내 가 모셔야 해? 둘째 언니가 공부 잘한다고 칭찬을 가장 많이 들으니 모셔야지."
갑자기 나를 향하여 날아오는 동생의 말이 미웠다.
"너 언제 나를 언니 취급했니? 그리고 언니는 맏이로서 당연히 부모님을 모셔야 하는 것 아니야. 우리 집에는 아들이 없으니 언니가 대신해야 하는 거 아냐?"
우리들의 음성이 높아지자 어머니가 큰 소리로 말리면서 나서셨다.
"애들이 이러다 정말 싸우겠다. 앞으로 너희들 용돈은 없다. 늙지도 않은 부모를 서로 모시지 않으려고 싸우는 것들한테 앞으로 잘 해줄 필요없어. 여보, 당신도 앞으로 이것들한테 용돈 주지 말고 겨우 밥이나 먹여 굶어죽지 않도록 해요. 내 참 기가 막혀서."
웃으면서 시작한 말이 이렇게 어머니의 마음을 상하게 할 줄은 몰랐다. 아버지도 아무 표정 없이 우리를 바라보시다가 나지막하게 말씀하였다.
"딸은 키워보았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은 있지만 아빠는 그 말을 믿지 않는 단다. 엄마도 화가 나겠지만 들어보니 나도 마음이 상하는구나. 서로 모시지 않으려고 다투다니 아빠도 실망이다."
그때 동생이 얼른 아버지의 손을 잡으면서 끼어들었다.

"아니지, 아빠와 엄마는 내가 모실 거예요. 시집가지 않고 모실텐데요."
"아니 이렇게 변덕스러운 너의 마음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니. 그래서 아버지는 너희들 보다 더 믿을 수 있는 아들하나를 키우고 있단다. 너희들 모르게"
아버지의 말에 우리들은 모두 얼굴을 바라보았다. 거짓말이 아닌 것 같았다. 어머니도 놀라는 표정으로 아버지를 바라보셨다.
"뭐에요? 당신 나 모르게 어디에 숨겨둔 아들이 있단 말은 아니겠지요?"
"무슨 소리를 하고 있어요. 당신도 알고 있는 아들인데?"
"뭐라고요? 나도 알고 있다니요?" 그러자 아버지는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참 당신은 정말 몰라서 하는 소리는 아니겠지요? 내가 들고 있는 국민연금이 있잖아요. 그게 바로 믿고 키우는 아들이잖아요. 저것들이 다 제 짝을 만나 떠나가도 연금은 남아서 늙은 우리가 죽는 날까지 돌보아 줄 테니 그게 바로 아들이 아니고 무엇이겠어요."
"참 그렇지요. 나는 정말 내가 모르는 아들이 있는가 싶어서 깜짝 놀랐잖아요. 우리의 자식은 바로 국민연금이라는 것을 왜 얼른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네."
나는 무슨 말인지 몰라서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데 동생이 다시 물었다.

"아들 이름이 연금이라고요? 그럼 연금이라는 내 동생이 있다고요?"
"그래 그렇단다. 이름인 연금이지 네 보다 나이가 많으니 오빠인 셈이지."
아버지와 어머니는 크게 웃으면서 동생을 놀리셨다. 그러자 언니가 나서면서 동생을 달랬다.
"연금이란 아들이 아니야. 아버지가 매달 내고 있는 국민연금을 두고 하는 말이야. 그것이 늙으면 부모님을 도와주거든. 적금 아니 보험과 비슷하기 도 한 거야."
언니의 말에 동생은 이해가 되었는 지 쑥스럽게 어머니에게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