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웹진 2012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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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배달된 희망보따리

- 국민연금공단에서 실시한 「2011년 장애인서비스 지원 시범사업」에 참가한 직원의 수기입니다

약간 붉은 낯빛의 조금은 지쳐 보이시는 수줍은 웃음의 한 할아버지. 장애인지원센터로 상담 받으러 내방해주신 조봉성(가명/남/72세)님의 첫 인상은 그랬습니다.

남은 것은 늙고 병든 몸과 혼자라는 고독

젊은 시절 세밀한 금속세공 작업을 하는 것이 조봉성님의 직업이었습니다. 오랜 기간 일하면서 눈에 무리 가 오게 되었고 치료를 받아야 함을 아시면서도 형편이 여의치 않아 병원도 가보지 못하시고 방치한지 20여 년. 그것이 결국 악화되어 시각장애 6급의 장애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제 평생의 직업이었던 능숙한 금속세공은 물론 문자 쓰기 등의 세밀한 작업은 혼자 힘으로 하기 어렵습 니다. 감사하게도 아직 흐릿한 형상으로 보일지언정 식사, 목욕, 대중교통 이용 등의 일상생활은 혼자 해내시지만, 노쇠한 혼자의 몸에 눈이 더 악화되어 그나마의 빛과 형상도 잃어 완전한 어둠에 갇히게 되는건 아닐지 나날이 엄습하는 두려움은 쉽게 떨치기 어렵다고 하십니다.

장애인서비스 지원 시범사업이란?

장애인의 의학적 판단과 더불어 개인의 욕구와 생활능력을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one-stop으로 적절한 서 비스를 연결하는 사업입니다. 지난 해 1차 시범사업에서 2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추진하였고, 올해는 21개 지 자체로 확대하여 2차 시범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의지할 가족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분명 힘이 될텐데... 한때는 부인과 슬하에 두 아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인과는 사별하고 30, 40대의 장성한 두 아들과는 연락이 끊긴지도 벌써 10여 년이 다 되어 갑니다. 그들을 위해 몸이 아픈 것도 모른척하며 일했지만 이제 편안히 노후를 즐겨야 할 지금 돌아보니 남은 것은 늙고 병든 몸과 혼자라는 고독뿐이었습니다.

지금은 아무 재산도 없이 불행 중 다행으로 친구가 무상임대해 준 집에서 기초노령연금과 국민연금으로 총 20만원 남짓한 돈으로 생활을 꾸려나가십니다. 70대 노인 혼자의 몸으로 생활고와 외로움, 장애로 인한 고통으로 인해 술을 마시면 눈에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것을 아시면서도 술을 드시는 날이 많습니다.

크진 않지만 따뜻한 손길


기초생활수급자로 보호를 받고 싶어도 두 아들이 있기 때문에 부양의무자 조건에 미달되어 대상자가 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조봉성님의 상황을 안타까워하면서 도움이 될 복지서비스를 고민하다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서 정한 부양의무자 기준 등을 충족시키지 못해 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하고 있는 저소득 틈새계층 가구 등을 지원하는『저소득 틈새계층 특별지원 사업』을 연계해 드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신청 후 한 달여 뒤 주민센터 담당자분께 확인 결과 구청의 방문조사를 받으신 후 대상자로 최종 선정되셔서 10월부터 특별구호 급여로 매월 20만원씩 수급받게 되셨다고 합니다. 경제고를 모두 해소해드릴 수는 없겠지만 메마른 고단한 삶에 단비가 될 것임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고독감을 덜어드리기 위해 민간복지기관의 독거노인지원서비스를 연계해드리고자 했습니다. 먼저 □□장애인종합복지관에 독거장애노인지원 서비스를 의뢰하였으나 조봉성님의 특성을 알게 되시고 노인복 지기관으로 의뢰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조언을 받았습니다.

조봉성님의 거주지의 가장 근거리에 있는 □□노인복지센터로 독거노인지원서비스를 연계해 드릴 수 있었습니다. 이제 주 2~3회 아들, 딸같이 친절한 봉사원분들께서 지속적으로 밑반찬배달과 함께 안부도 여쭤 보고 말벗도 되어 주십니다.
정성스런 밑반찬배달로 균형 잡힌 식생활 유지가 손쉬워져 건강관리는 물론 정서적으로 의지하시고 안정감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외에도 이가 좋지 않으셔서 치과치료가 필요하시다는 조봉성님을 위해 어려운 형편에 저렴하게 이용하 실 수 있는 보건소의 장애인치과 정보를 알려 드렸습니다.
과거와 같이 병을 방치해 장애로 이르게 되는 일이 없도록 아프실 때 제때 치료 받으실 수 있었으면 했는데 이를 통해 구강건강 유지 및 관리에 드는 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친구가 무상임대 해 준 집에 살고 계신 안정적이지 못한 주거환경을 향상시키기 위해 장애인 공동주택 특별 분양 알선 제도를 연계해드렸습니다.
현재 대기자로 신청하셨으며 추후 물량이 나오고 대상자로 선정되시면 지금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편안하게 생활하실 수 있게 되실 것입니다.

지난 날 경제고와 고독감으로 어쩔 수 없이 술을 찾으셨던 조봉성님. 이젠 술이랑 그만 친하시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특유의 소박한 웃음 지으시며 행복하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