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제7회, 우수상)국민연금은 진짜 내꺼야~

작성부서

홍보실

등록일

2007/04/13

조회수

2970

내용

취흥이 도도한 술자리 판이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취기도 오르고 서로간의 볼륨도 높아졌다

“아니, 그게 아니라니까!”
“아니긴 뭐가 아니야! 내가 직접 겪어본 사실인데!”
“어허. 그래도 그것은 나라에서 하는 것이니 노후에 우리한테는 꼭 필요한 것이라니…….”
“아니, 나라에서 한다고 모두가 다 좋은 것은 아니여!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니까!”

해 걸음만 되면 하루일과를 마무리한다는 의미에서 서로들 전화를 걸어서 술판을 차리는 것이었다. 또한 이 자리에서는 세상만사를 도마 위에서 난도질하는 그야말로 어떤 분야의 그 누구든 간에 쾌도난마의 과정을 거치는 타작의 자리였다.

“내 말 들어봐! 내가 우리 장모님 유고시를 대비해서 백만 원짜리 보험을 들었더니 10년 만기가 되어서 타보니 그 돈 가지고는 장사를 치루기는 고사하고 장례용품도 다 못 사겠더라고. 그러니까 연금을 들어봐야 노후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손주 새끼들 과자 값도 되지 않을 것인데 뭣 하러 죽도록 붓느라고 고생만 해! 그 돈 가지고 즐겁게 술이나 한잔 더 먹지!”
“허어! 나이가 들어서 수입은 줄더라고 매월 꼬박꼬박 나오는 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 것인데.”

아마도 95년도 중반기에 국민연금이 시작된 것으로 기억되는데 그 당시에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국민연금에 대하여 이해하지도 못하고 이해할 수도 없었다. 주위에서의 각종 보험들이 과잉판촉을 하다 보니 보험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져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국민연금을 보험정도로 인식하는 상황이었다. 실질적으로 월 몇 천원의 월 보험료를 내고 가입하는 사람도 그 동네의 이장쯤에 해당되는 사람들로 공무원들이 사정사정하여서 가입하는 실정이었다. 언성이 높아지는 판국이니 천상 내가 끼지 않을 수 없었다. 고 씨는 성격이 급하고 이 씨는 성격이 느긋느긋하여서 종당에는 별 소득 없는 일들로 엉클어져 고성이 오가기도 하였다.

“자! 그럼 나도 한마디 할 테니 잘 들어봐! 실제 겪어본 고 씨의 얘기도 일리가 있지만 보험이라는 것은 성격상 위험을 대비하여서 준비하는 것이니까 별고 없이 만기에 도달하게 되면 그 수령액은 얼마 되지 않는 것이여! 즉 갑자기 불의의 사고를 대비한다는 것에 그 의미가 있지! 그렇지만 국민연금은 근본적적으로 틀려. 사람은 누구나가 늙어가게 마련이고 늙고 병들면 수입도 없는 것이여! 다행히 자식새끼라도 잘된 놈이 있으면 도움을 받을 수가 있겠지만 그런 것을 바랄 수 있는 시대가 아니잖아. 젊어서 다리고뱅이가 탱탱할 적에 조금씩 국민연금으로 저축하여서 노후를 대비하는 게 그 목적이야! 내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을 나라가 앞장서서 설도해주니 그 얼마나 고맙고 감사해야할 일이야!”
“나라가 고맙긴 뭐가 고마워! 윗 놈들의 도둑질하는 것만 몽땅 뺏어다가 춥고 배고픈 서민들의 연금이라도 넣어주라지…….”

어쨌든 간에 술자리의 불똥은 부정부패와 정치판의 얘기들을 건드리기 시작하였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나는 다시 국민연금 이야기를 되씹기 시작하였다.

“조용! 조용히! 국민연금에 대하여 조금 더 알고 넘어가자고. 자동차 운전 시에 안전띠를 매라고 강제하는 것은 사실 운전자의 귀중한 목숨을 지켜주자는데 그 목적이 있잖아? 똑같은 것이여. 노후에 수입이 없고 궁해졌을 적에 보탬이 되라고 나라에서 우리를 위해서 권장하는 것이잖아. 그러니까 무조건 눈 딱 감고 들어놓아야 돼!”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시작하자 주위가 조용해졌다.

“그리고 차근차근히 생각 좀 해봐. 우리한테 현금이나 부동산등의 재산이 많다 하여도 그것은 내 재산이라고 할 수 없어. 왜냐하면 자식새끼들이 어렵다고 또는 사업한다고 징징대고 손 내밀면 안 줄 수 없잖아. 부동산도 그렇지. 친구 또는 자식들이 보증서 달라거나 대출받아 돈쓰겠다면 어차피 안 서줄 수 없잖아. 그런데 언제 어디서 어떻게 빵구가 나서 터져버릴지 모르잖아. 그러나 국민연금은 진짜 내꺼야. 또박또박 매월 넣어놓기만 하면 대출이나 보증을 서줄 수도 없고 또한 압류등도 할 수 없잖아. 그 누가 어떤 방법으로도 손을 댈 수 없는 것이 국민연금이잖아. 그러니 그렇게 나만을 위하여 보호받는 재산이 그것이 진짜로 내 꺼가 아니고 무엇이여!”

입에 침과 파편까지 튀기며 열변을 토하는 내 얘기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었다. 예전에 금융계통에 근무했던 나는 국민연금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고 있었다.
국민연금을 처음 시작할 때는 매월 삼만 원 정도의 금액이 주위 사람들보다 몇 배 더 내는 것이었고, 2000년 전, 후 해서는 매월 십여 만원으로 넣은 것으로 기억된다. 물론 매월 넣는 것이 신경도 쓰이고 부담도 되었지만, 노령연금을 타는 요즈음에는 더 많이 넣었더라면 하고 후회도 된다.
나는 2002년 12월부터 노령연금을 타기 시작했다. 매월 약 190,000원 정도였다. 그래서 첫 연금을 타던 날 친구 몇 사람 불러서 술 한 잔씩 나누었다. 그리고 집안 식구들을 모두 불러서 잔치판을 벌였었다. 한두 번 타서 써보니 생활에 도움이 되었으나 좀 더 색다른 보람을 느끼고 싶었다. 마친 큰 손주와 큰 손녀가 경기도 쪽으로 전출해 갔기에 손주들을 위하여 보험을 들기로 하였다. 객지생활에서 교통사고, 상해사고 등의 모든 것들이 걱정꺼리이기에 3년짜리 장기보험을 가입하여서 매월 30,000원씩 60,000만원을 20회째 넣고 있다. 후년 (2007년)에 손주 대학 갈 무렵에는 만기 환급금을 타서 등록금에 보탤 예정이다. 또한 우리 집도 화재보험을 3년 만기로 매월 35,000월씩 가입하였다. 이렇게 3건의 보험을 월 95,000원씩 불입하고도 남는 십여 만원은 전기세, 전화세, 핸드폰, 수도세 등의 제공과금을 내고도 약간 남아 연금을 아주 유용하게 잘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금년부터는 연금지급액이 월 210,000원 정도로 인상되어 나옴으로써 할애비 노릇도 잘하고 있고 가용에도 잘 쓰고 있으니 연금이 노후에 든든한 지팡이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2006년 내년에는 나와 처의 암보험을 가입할 예정이다. 요 근자에 실버보험이라고 하여서 60세가 넘는 사람도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이 새로 생겼다.
둘이 합하여 약 70,000원 정도이니 두 내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하여 내년 상반기에는 가입할 예정이다.
옛말에 유비무환이라는 말이 있다. 젊고 활기차게 움직일 때에 노후를 위하여 차근차근히 준비하면 좋은 황혼의 인생으로 살 수 있을 것이다.
어떻든 많은 이들이 이 좋은 제도를 잘 활용하여서 건강하고 행복한 즐거운 노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