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춘천중학교 2학년 송 종 휘
얼마 전 토요일 오후 아빠, 동생 민이, 나, 이렇게 셋이서
TV를 시청하고 있었습니다. 개그맨 김○○이 진행하는 ‘대한민국은 통화중’이란 프로그램으로 국민들로부터 여론을 조사하여 그 내용을 발표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의 100가지 불만 사항을 1차로 설문 조사한 후 최종 5개의 불만사항을 제시하고 시청자로부터 전화투표를 거쳐 그
순위를 정하는 것으로 그 최종 5가지에는 ‘사교육비’, ‘불량식품’, ‘국민연금’, ‘교통문제’, ‘환경오염’이 제시되었고 1시간의 프로그램
진행 후 전화투표를 통하여 최고 투표수로 순위를 발표하는데 1위가 ‘국민연금’, 2위가 ‘불량식품’이 차지했습니다.
이 내용을 보고 동생
민이가 고개를 갸웃 뚱하더니
“아빠, 아빠는 국민연금 다니지” ?
하고 묻자 아빠는 마지못해 “응 그래” 하며 겸연쩍은 웃음을
띄우셨습니다.
그러자 동생 민이는
“아빠는 왜 불량식품보다 더 나쁜 국민연금을 만드는 거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빠와
나는 아무 말 없이 서로를 쳐다보며 이 썰렁한 유머에 웃을 수도 없더군요 동생이 유머를 한 것도 아닌데........
아빠는 아무
말씀 없이 방을 나가시더니 베란다에 우두커니 앉아 계시는 것이었어요. 요즈음 국민연금 안티(반대)운동이 심해지는 상태라서 아빠는 늘
걱정이시거든요.
저는 동생 민이에게
“야 임마 너 모르면 가만있어”
하고 소리를 지르고 아빠에게 다가가
“민이가
아무것도 모르고 한 이야기예요. 아빠 걱정 마세요“ 하고 위로해 드렸습니다.
아빠께서는 껄껄 웃으시며
“막내 민이가 상당한 유머
실력이 있더구나. 불량식품보다 더 나쁜 국민연금이라 .... 허허허”
저녁 식사 후 아빠는 국민연금에 대하여 많은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연금제도란 자신이 젊어 소득이 있을 때 연금보험료를 납부하고, 우리 사람이면 모두 다 겪는 노령, 장애, 사망으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을 때 매달 연금을 지급하여 안정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관리하는 사회보장 제도인데 요즈음 신문이나 방송,
인터넷에서 국민연금 제도가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사회보험제도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발생하는
것이란다”
국민연금의 특성을 살펴보면
첫번째로 사회보험은 대부분의 모든 국가에서 가입요건을 강제가입 방식을 취하여 국민모두가
제도안에서 고루 혜택을 받도록 하고 있는 것이 보편적인데, 사회보험 제도가 비교적 일천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국민의 대부분이 강제 가입을
이해하지 못하여 불만이 되고 있다며 이를테면 자동차 보험 중 책임보험가입을 국가에서 의무적으로 가입토록 하여, 자동차 사고로 인하여 발생하는
피해자의 신체적, 물질적 보상을 적정하게 받도록 하는 것 과 마찬가지라 하시며 만약 자동차 책임보험이 강제화 되지 않을 경우 자동차 운행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사고로 가해자가 배상 능력이 없을 경우 피해자는 고스란히 손해를 보게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나이가 들어
노년기가 오거나 사망, 장애를 입을 때 아무런 구제 제도가 없다면 구조적으로 빈곤한 계층이 발생되어 이들이 사회 소외 계층으로 전락하게 되고
이는 또 다른 사회 문제가 되며, 이러한 사회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국가에서는 미리 사회 현상을 파악하여 대비하는 것이며, 또한 이미
선진국에서는 몇 십년 전부터 연금제도를 실시하여 국민대부분이 국가에서 지급하는 연금으로 안락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아주
오랜 옛날 우리 인간이 자급자족하던 시대에는 타인의 도움 없이도 궁핍하나마 그럭저럭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으나 현대 물질 문명 사회에서는 인간
혼자서의 독자적 생활은 불가능합니다.
우리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서로 사회를 구성하여 살지 않으면 아무도 현대문명을 영위하거나
살수 없게 됩니다. 우리 주위에서도 보면 휴대폰, 자동차, 아파트 등 모든 생활용품들이 타인에 의하여 만들어 진 것을 사용하듯이 이제 현대
사회는 혼자서는 살수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회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내가 하기 싫어도 지켜야할 규범이 있습니다.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이 사회보험 제도로서 가입을 강제하고 있는 것은 국민들을 억압하거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함보다 같은 공동체 테두리 내에서
공동적으로 위험을 분담하여 모두가 일정수준의 안정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함입니다.
두번째로 국민연금은 소득이 많은 사람과 소득이 적은
사람의 소득 재분배 기능을 합니다. 자본주의 사회는 자본이 집중화되는 경향이 있어 잘사는 사람은 계속 잘살게 되고 가난한 사람은 본인의 노력
여하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으로 가난을 면치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불합리한 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사회보험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사회통합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소득이 많은 사람은 많은 보험료를 납부하고 많은 연금을 지급 받지만 소득이 적은
사람은 납부한 연금보험료에 비해 더 많은 연금을 받게됩니다.
이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소득의 집중화를 다소 해소하게되며
우리 민족의 전통사상인 상부 상조의 정신과도 상통하고, 다소 성격에는 차이가 있지만 우리 민족은 이웃의 어려움을 공동적으로 해결하는 계, 두레
등을 통하여 개인의 어려움을 공동으로 해결하는 미풍양속이 있는데 국민연금도 우리의 전통사상에 부합되는 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세번째로 국민연금은 노후의 소득을 평생보장 합니다. 젊어서 소득이 있을 때 보험료를 납부하였다가 노령, 장애, 사망 시
연금을 지급합니다. 우리 가정에도 할아버지,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등 세분이 모두 국민연금을 수령하고 계십니다.
우리 할아버지께서는
노령연금을 지급 받으시던 중 평소에 앓고 계시던 뇌졸중(중풍) 증세가 악화되시어 온몸에 장애를 입어 침대에만 누워 계시는데요 2000년 3월
병원에서 장애 1급을 판정 받으시고 난 후 장애 연금으로 매월 30만원이나 되는 많은 돈을 받게 되시는데 할머니께서는 장애연금이 할아버지
진료비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또한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께서는 시골에서 농업에 종사하시는데 이미 60세가 넘으셔서 매월
10만원 정도의 노령연금을 받고 계시며,
나와 동생 민이가 외갓집에 놀러 갔을 때 외할머니께서는 너희 아빠가 대신 넣어준 연금보험료
덕분으로 매월 연금을 받게되어 즐겁다 하시며 가끔 용돈도 주시곤 합니다.
비록 5년이란 짧은 기간 연금보험료를 납부하신 까닭에 많은
금액의 연금을 받으시지는 못하지만 노후에 일정수준의 연금이 평생토록 지급된다는 것은 아주 좋은 제도인 것 같습니다.
요즈음에는
핵가족 영향으로 노인을 부양하는 경우가 많이 줄어들고 있고 인간의 평균 수명이 의학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계속 증가되는 추세에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회 현상이 계속될 경우 우리 국민의 500만 명 정도가 노인으로 구성된다고 하는군요.
가끔 TV
뉴스에서 방영되는 버려진 노인들, 무료 식사를 위하여 종로 탑골공원에 모여든 할아버지 할머니들 모습을 볼 때면 저는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저 할아버지들에게도 최소한의 연금이 지급되어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면.....”
물론 돈으로
사람이 행복해 지는 것만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비용이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결코 보장될 수 없다는 것을......
언제쯤, 국민연금제도가 불량식품 따위와 비교되지 않게 될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