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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부평정보고등학교 2학년 윤 민 아
“일찍 죽는 것도 위험이지만 오래 사는 것도
위험입니다”
국내에서 영업중인 외국계 보험사의 한 최고경영자(CEO)가 연금보험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한 말이다.
정년퇴직 연령이
낮아지고 40대 명예퇴직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면서 노후대책마련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노후를 생각하는 시기가
앞당겨진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 전체인구 중 65세 이상이 7.2%를 넘어서면서 노령화사회에 접어들었다. 2019년에는
14.4%가 돼 노령사회가 된다. 노령화에서 노령사회로 가는데 19년 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2000년에는 젊은 사람 열
명이 노인 한 명을 부양하면 됐으나 2030년이 되면 3.5명이 노인 한 명을 책임져야 한다. 하지만 급속한 핵가족화와 도시화의 영향으로 부모를
부양하려는 젊은이가 점점 줄고 있다.
또 직장인들의 보루였던 퇴직금은 어떤가. 취업자 중 30.3%만이 퇴직금이 적용되는 5인 이상
사업장에 근무한다. 거기다 최근 몇 년 사이에 퇴직금 누진제를 없애고 중간정산 하는 곳이 많다. '퇴직금=목돈'의 등식이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
자신의 노후는 자신이 책임지고 준비하는 수 밖에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실제 노후를 준비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국민의 35.5%는 노후준비를 아예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자식에 의한 봉양은 기대하기
어렵고, 평균수명이 80세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고령사회에서 혼자 힘으로 살아가야 하는 노년기간이 길어질수록 국민연금은 노후소득보장의 마지막
대안이 될 수밖에 없다.
퇴직금에 의한 노후준비가 2.3%에 불과하고 그 비중도 점점 낮아지는 추세를 고려할 때, 이러한 사실은
더욱 더 분명해진다. 극단적 시장논리에 의해 국민연금을 폐지할 경우 우리사회의 노후소득보장이 어떻게 될 것인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고령화 속도가 세계 최고인데도 노후대책은 무방비에 가까운 게 현실이다. 이 점을 감안하면 국민연금이 제도적
안전판 역할을 한다는 얘기다.
장수는 개인적 축복이지만 소득없는 장수는 사회적 재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재난을
사회적 연대의 원리에 의해 예방하고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보장'이라는 헌법적 요청에 의해 만들어진 제도가 바로 국민연금이다.
헌법적 원칙인 사회국가원리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국민연금이라는 사회보험이 탄생한 것이며, 사회연대의 원칙에 의해 국민연금의
강제가입의무가 정당화 되는 것이다.
지난 5월에 '국민연금의 비밀'이라는 글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하게 전파되면서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과 불안이 확산되었다.
강제징수와 수급권의 일부 제한에 대한 불만이 자신의 노후는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국민연금
폐지론'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러한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의 확산배경에는 '지금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데 …' 또는 '연금보험료를
내도 나중에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라는 생각과 국민연금의 사회보험적 성격에 대한 오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민연금을 폐지하자는 주장은 오해에서 비롯된 무책임한 비판이다. 일부 문제점 때문에 연금제를 폐지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다. 문제가
있으면 고치면 되지 본질과 관련 없는 문제점을 근거로 제도를 없애자는 것은 위험하다는 뜻이다.
먼저, 국민연금 보험료는 언뜻
보기에는 세금인 것 같지만 낸 만큼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급부가 없는 세금과는 전혀 그 성질을 달리한다. 그렇다고 적금도 아니다.
국민연금에 소득재분배의 기능을 부여하여 소득이 적은 저소득층에게 훨씬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강제가입이 아닌 임의가입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런 경우 대부분 고소득자들이나 연금수급시점에 근접한 사람들이 주로 가입하여 많은 혜택을 보게 되는 역선택현상이 발생하여
사회정의에 부합되지 않는다.
또한, 정작 보호받아야 할 어려운 계층은 노후생활에서도 빈곤층으로 떨어져 또 다른 사회적 부담을
증가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하게 될 것이므로 사회통합과 연대의 원리에도 배치된다.
국민연금에 대한 가장 큰 불신 중 하나는 향후
국민연금기금의 소진으로 연금을 아예 받지 못하거나 연금액이 대폭 축소되는 것이 아니냐하는 우려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국가가 존속하는 한
국민연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는 없다. 다만, 급여축소를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한 이해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또 하나는
현재의 연금기금 운용이 부실하여 각종 정치적?경제적 목적을 위하여 남용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단언컨대 현재 연금기금이 정치자금이나
국가재정을 메우는 편리한 도구로 사용되는 예는 없다. 현재의 연금기금 운용은 시민사회?노동?농민?소비자단체를 포함하여 경영자단체의 대표 또는
추천 전문인이 개입하여 1년마다 엄격한 평가를 하며, 그 운용도 전문경영인에 의해 수익성?안정성?공공성을 잣대로 최대한 독립적 위상을 지닌 채
이루어지고 있다.
적어도 얼토당토않은 전근대적 부실이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한 제도적인 제어장치가 있는 셈이다.
물론 국민의
알권리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함으로써 발생한 불신은 정부가 조속히 개선해야 할 것이다. 본인의 연금보험료가 어떻게 산정되는지, 또는 향후
연금수령액은 얼마가 될 것인지, 121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기금이 어떻게 관리?운용되고 있는지 등등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로 인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 정부는 국민에게 친근한 서비스 시스템으로 조속히 전환하고, 기금운용에 대한 정보공개를 강화하며 또한
국민의 의견수렴장치를 강화해 불만사항을 신속히 제도개선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세계화 속에서의 건강한 국민은
경쟁사회의 원동력이다. 21세기 복지사회 건설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민의 노후대책을 위한 국가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정부는 국민이
보내는 신뢰로 성장하고 유지된다. 최근 국민연금에 대한 논란을 보면서 이러한 신뢰의 중요성이 더욱 실감된다. 이혼의 증가, 독거노인의 증가 등
급속한 가족해체로 인한 전통적 가족기능이 약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국민연금은 우리 국민의 노후소득보장방안으로서 확실히 자리매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국민연금이 제대로 활성화 될 수는 없다. 국민들의 협조와 이해가 필요하다. 국민연금은 첨단 복지국가로
가는 지름길이다. 우리의 의무를 다 할 때 비로소 국민연금이 그 빛을 발할 것이다. 인고의 노력과 고통으로 한 생명이 탄생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하루빨리 불신과 오해의 싹을 거두고 진정한 이해의 눈길과 관심을 가져야 된다. 그래야만 선진국에 버금가는 복지제도로 거듭날 것이다.
가족과 내가 화목하게 잘 사는 노후제도. 민족의 번영과 대대손손 후손에게 물려줄 훌륭한 노후제도. 면면히 흐르는 한강의 강줄기
같은 변함 없는 역사속의 제도. 한라산 백록담 맑은 물의 정기를 이어받은 투명한 제도로 발전시키는데 우리 모두 일조하자!
추위에도 잘
견디며 아름답고 고귀한 꽃을 피워 올리는 무궁화처럼 내성과 유연함을 길러 민족의 상징적인 제도로 높은 위상을 세계 속에 드높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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