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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고등학교 2학년 황 상 인
1988년부터 시작된 국민연금.
그 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래도 국민연금은 많은 발전을 거듭하며 지금에 이르렀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여러 측면에서 아직 아쉬운 점을 많이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 보여준 몇 가지 모습은 국민들에게 실망스럽게 비춰지고 있다.
주가하락으로 수치상 예금의 손해를 보기도 하고 고령화 사회와,
저출산으로 불가피하게 연금지급액이 줄고 납부보험료를 늘려야 한다고 하니, 이는 연금을 처음 시작할 때 국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게다가 내는 것도 약간은 반강제적이기까지 하다. 또 국민들의 모습 역시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사실 정부의 정책 변화에도
나름대로의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거리로 뛰쳐나가 무조건 시위만 함으로써 문제 해결에 오히려 어려움만을 초래하였다. 그렇다면
국민연금이 표본으로 삼아야 할 것은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 나는 그것을 지하철과 비교해 보고 싶다.
일단 국민연금과 지하철은 어려운
서민들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이외에도 지하철에는 국민연금이 나아가야 할 모습들이 많이 들어 있다.
우선 지하철의
노선을 보자. 수도권 지하철은 분당선과, 인천 지하철을 포함하여 도합 10개 노선에 역만도 수백 개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이다. 마음만 먹으면
수도권 어디든 지하철로 갈 수 있을 정도이다. 국민연금 역시 어떤 방향으로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제도가 준비되어 있다. 또 지하철은
자기가 가는 거리에 따라 요금을 내기도 하지만, 버스를 환승해도 추가 요금을 징수하지는 않는 교통수단이다. 국민연금도 본인이 낸 만큼 돈을 받는
사람도 있고 많이 납부했어도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받는 사람도 있다. 세 정거장 가는 사람과 열 정거장 가는 사람의 요금이 같다면 적게 간
쪽에서 불만이 생길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서로 돕는 차원에서 약간의 불편은 감수할 수밖에 없는 취지와 같다.
그렇게 표를 사서 지하철
플랫폼으로 오면 많은 지하철 안내판들이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을 위해 영어나 한자로 표기되어 있다. 외국인 같은 다양한
이용객들을 위한 배려이다. 국민연금을 내는 사람들도 그 목적은 같지만 모습이나 형편은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소득이 많은 사람들은 국민연금을 많이
납부하고 소득이 없어 납부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일시적으로 연금 보험료 납부 유예를 시켜주는 등 여러 제도가 있다고 한다.
지하철이 도착하여
타게 되면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장애인과 노약자 석이다. 이것은 보통 사람들보다 사정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배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연금도 이에 대한 배려는 당연히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국민연금을 납부하다가 부상이나 질병 등으로 소득능력이 떨어지게 되면 장애연금을
지급하고, 가입 중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게 되면 유족연금을, 노후에는 노령연금 등을 지급하듯이 다양한 배려를 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승객들의 협조이다. 이런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배려를 납득하지 못하고, 노약자 석에 떡 하니 버티고 앉아 있다면 그 의미는 상쇄되어 버릴
것이다. 국민연금을 내는 국민들에게도 이러한 배려들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지하철은 달릴 때의 속력이 거의 일정하다. 또
시간도 정확하며 플랫폼에 들어서는 위치도 정확하다. 즉 이것은 정확한 계산과 검토에 의한 일관성 있는 제도의 중요성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제도에 오차가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불이익을 당할 것이고, 제도에 일관성이 없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혼란만을 불러 올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점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지하철도 가끔 연착되거나 지연될 때가 있다. 이럴 때 지하철에서는 안내방송을 내보내며
이유를 설명하고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한다. 이것은 바로 투명성의 필요를 말하는 것이다.
지하철을 타고 가다 보면 마주치는 것이 바로
환승역이다. 노선이 많고 방향이 틀리면 갈아타야 하는 것처럼 국민연금 역시 불가피하게 방향을 바꿔야 할 때가 있을 것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안내이다. 표지판이 잘못되어 반대편 지하철을 탄다면 큰 낭패를 보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렇게 지하철이 목적지에
도착하면 승객들은 표를 내고 밖으로 나간다. 하지만 승객들이 내렸다고 해서 지하철의 역할이 끝난 것은 아니다. 바로 승객들이 출구를 잘 찾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마지막 일이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노후의 안락함을 보장받기 위해 하는 제도이니 앞보다 뒤가 더 중요한 것임은 당연한
일이다. 국민들이 무덤에 들어가는 그 순간까지 많은 도움을 주는 국민연금이 되어야 할 것이다.
언젠가 부모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자식과 부모의 관계도 일종의 거래관계라고. 부모님이 자식에게 투자하면 자식은 그 받은 것에 대한 보답을 하고 그렇게 서로 믿음과 신뢰를
쌓아가는 거래관계라고 말이다. 국민연금도 정부와 국민과의 일종의 거래관계라고 생각된다. 여기서 말하는 거래는 서로 약간의 손해라도 보지 않으려는
그런 삭막한 거래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이 정부에 연금을 내면 정부는 그 연금을 잘 관리하였다가, 국민들이 노후에 필요할 때 그것을
나누어주며, 서로 믿음과 신뢰를 쌓아가는 그런 모습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국민과 정부와의 믿음과 신뢰. 이것이 바탕이 된다면 국민연금은
지금보다 더욱더 알찬 열매로 피어나지 않을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