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제5회 장려상)사랑이 가득한 국민연금

작성부서

홍보실

등록일

2003/08/20

조회수

2092

내용

제5회 장려상
사랑이 가득한 국민연금

우미자/경남 창원시 도계동

IMF 경제위기가 막 시작될 즈음 남편의 사업부도로 인해 얼마간 아이들과 친정에 머물고 있을 때이다.

추운 겨울날 하루는 아버지께서는 이웃 분들의 고지서를 포함하여 모든 공과금 고지서를 가지고 납부해야 한다며 읍내로 출타하셨다. 한 평생을 자식들을 위해 바치신 아버님. 일흔을 두 해 남기셨지만, 자식들 공부 뒷바라지와 혼사 문제로 청춘을 다 보내시고 나니 늘그막에 그야말로 빠듯한 생활을 꾸려 나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납부 고지서를 한 장 한 장 살펴보니 어릴 때부터 보아오던 아버지의 꼼꼼한 성격과 아버지만의 어떤 책임감도 함께 느껴졌고, 또 핵가족과 도시 생활화로 특히 시골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외롭게 홀로되신 분들의 그런 분들의 납부 고지서도 끼워져 있었다. 그때는 별 생각 없이 보아 넘겼던 국민연금의 고지서도 끼어져 있었는데 1만여 원씩 납부해서 과연 나중에 얼마나 혜택을 볼 까도 생각했었다.

생명보험회사로 따져볼 때 연금이라면 의례적으로 월 십여 만원씩의 보험료를 납부하다가 노후에 십여 만원씩 받는 걸로 생각했으니까.....어느 날 우연한 기회로 신문에 공고된 홍보요원 모집공고를 보고 99년 4월 "도시지역 전국민 연금제도"가 시행될 때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 홍보요원으로 일할 기회가 있었다.

95년 농어촌 지역부터 시행되었으며.... 농어민에게는 국가에서 보험료의 일부를 보조까지 해 주는 특례가 주어졌다는 것도 알게 되었으며....재차 교육과 가정방문 상담의 경험으로 지금은 누구와도 자신 있게 상담에 응할 수 있는 홍보요원으로서의 자질을 자지고 충실히 업무에 임하고 있다.

지금도 일부는 마찬가지이지만 그 때(95년)는 더 그랬을 테지.... 독촉 고지서는 누구나 한 번쯤 받았을 터이고 먹고 살기도 힘든데..... 하시면서 짜증도 더러 내시곤 하셨을 테지....... 주위 몇몇 분들은 국민연금에 대한 인식을 달리 하시면서 보험료를 아예 납부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

어떤 해는 농작물이 풍수해를 많이 입어 영농비도 나오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농사는 지어야 했고, 그럴 땐 정말 적으나마 보험료도 많이 부담이 되셨으리라.....

몇 해가 지난 다음 이제는 당연히 보험료를 납부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꾸준히 납부하신 것 같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갔고 이제는 아버님께서는 몸이 많이 쇠약해지셔서 농사일도 많이 줄이게 되었고 차츰 병원 다니는 횟수도 늘어나게 되었다.

수입은 자꾸만 줄어들게 되었으나 지출은 더 이상 줄일 것이 없는 실정이었는데도 자식들에게 한 번 어렵다는 내색도 없이 꾸준히 생활을 꾸려나가셨다.

그렇게 세월이 지나 마침내 올 7월부터 드디어 노령특례연금을 지급 받게 되셨다.
매월 8만여 원씩 예금통장으로 이체되어 오고 있다고 하셨다.
대부분의 농어촌 생활이 빠듯한 탓에 뚜렷한 노후보장대책이라고는 자식들한테 의지하는 것 말고는 많지 않은 우리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었는데....얼마나 기쁘지 않으랴?

지금까지 용돈한번 드리지 못해 죄스런 마음뿐이었는데 그나마 연금을 받으시어 작으나마 보탬이 된다고 하니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다.
그때 공과금 고지서 몇 장 들고 맞나 틀리나 계산하고 또 계산하시던 그런 아버님의 절제된 생활에 매월 받게되는 국민연금은 생활에 많이 보탬이 되리라 생각한다.

꼭 내 주머니에서 용돈 드리는 것만큼 기쁘고 또 우리 정책에 고맙게 생각한다. 언젠가, 국민연금에서 일한다고 말씀드렸더니 내게 물어 오셨다. 이렇게 받으면 나라에서 돈을 많이 보태야 하는데.... 남는 게 있느냐고.... 정말 순수하고 소박한 말씀에 가슴 뿌듯함을 느꼈다.
필요할 때면 사보험과 비교도 하고 어떨 때는 친정아버지 이야기를 하면서 꾸준히 설득하면서 상담에 응해 왔다.

특히 연세가 많이 드신 분과 생활이 많이 어려우신 분들을 대할 때는정부 정책을 믿고 마음 편히 노후대책을 세우라고.... 도시지역 국민연금이 막 시행될 때 가정방문 상담할 때 이야기다.

연금가입 대상자중 곧 60세에 가까운 할머니 한 분이 계셨다. 몸이 많이 편찮으신 것 같았는데, 상담중에 본인의 말을 들어달라며 눈물을 글썽이시는 게 아닌가? 두달 전 할머니를 끔찍이도 위하시며 병시중을 들어주시던 할아버지께서 예전에 할머니 모르게 국민연금 가입해 놓으셨다며 나 없어도 당신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아무도 모르게 준비했다며 통지서를 보여 주시더니 갑자기 그날 밤에 돌아가셨다며 너무나 어처구니 없어하시며 나의 손을 잡고 우시던 할머니. 할머니 부탁으로 다음날 유족연금 수급에 대해 유선으로 알려드리고, 할아버지 좋은 데 가시라고 기도 드리며 건강하게 오래 사시라고 말씀드렸다. 저의 시어머님도 처음 1회 납부하시고는 주위사람들의 "국민연금 그것 아무 필요 없다 하더라"라는 말을 듣고는 그 동안 한번도 납부하지 않고 계셨다.

국민연금제도를 간략하게 설명을 드렸더니 크게 수긍을 하시며 국가정책에 대해 고마워 하셨다. 종가집의 장손 외며느리가 되어 어려운 현실을 핑계삼아 번번이 용돈한번 못 드렸었는데, 그 동안 체납액을 분할해서 모두 납부해 드리고 「임의 계속가입」신청을 했더니 내년 3월이면 국민연금을 받으신다고 하신다.

홀로 계시면서 생활이 많이 어려웠었는데 3개월 후면 적으나마 국민연금으로 생활에 보탬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위안이 된다.
지난번 친정 갔을 때 어머니께 여쭈었다. 아버지 국민연금 받으시는 돈으로 어떻게 쓰시냐고...이제는 고생 그만 하시고 마음 편히 용돈으로 쓰시라고 말씀드렸더니 수중에 없던 돈이라 생각하며 목돈 마련으로 매월 적립한다고 하셨다. 벌써 아버지 연세가 올해 일흔이 되셨지만, 그 동안 마음놓고 약주한번 드시지 못하고 고생만 하셨는데....이제 자식들 모두 출가하여 잘 살고 있으니 자식들 걱정일랑 그만 하시고 평생에 한번 가기 힘든 곳 금강산 구경이라도 다녀오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어쨌든 특례노령연금 덕택에 자식들의 도움 없이도 그다지 어려움 없이 여유롭게 살아가시는 어머님 아버님의 흐뭇해하시는 모습을 보니 국민연금 제도에 다시 한번 더 감사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리고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인하여 언제나 불신과 불만이 가득한 우리 국민들에게 언제나 믿고 잘 따를 수 있도록 기금운용을 잘 해서 하루빨리 선진화가 되고 복지사회가 되어 국민모두가 잘살아 갈 수 있도록 확실하게믿음을 주는 국민연금 제도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국민연금 관리공단 종사자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