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함께 나누고 함께 누려요

제목: (제1회 최우수상)아빠에게 보내는 편지

작성부서: 홍보실
등록일: 2007/04/12
조회수: 2245

내용: 1회 최우수상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
신 미 라 / 강원도 동해시 발한동

아빠가 우리를 안고 있었답니다. 아빠의 턱수염 가득한 얼굴을 마냥 비비다 눈을 떴습니다. 주위는 너무나 캄캄했습니다. 겁이 더럭 났습니다. 돌아다보니 아빠가 계셔야 할 자리에는 아무도 없 었습니다. 또 아빠의 꿈을 꾼 것이었습니다.

‘아빠!’ 소리없이 불러봅니다. 아빠는 그 어디에 계신걸까요. 철없는 동생은 새록새록 자고만 있답니다. 언젠가 우리학교 문집에 제 글이 처음 실리던 날, 함박웃음으로 저를 안고가 시내에서 사 주신 돈까스는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는데….

아빠! 왜 엄마와 저희들을 두고 그렇게 갑작스럽게 이 세상을 떠나야 하셨는지요. 아빠! 지금도 처음 병원에 가시던 날의 기억이 생생하답니다. 재작년, 그러니까 1990년 아직 봄 바람이 차가운 4월 어느날 아침, 아빠는 냉장고의 우유를 드시고 화장실에 다녀오신 후 머리가 아프다고 엄마께 약을 사오라고 하셨지요. 엄마께서는 영문도 모른채 옆집에서 약을 얻어오셨지만 아빠는 그 약을 드시고도 계속 아프다고 소리까지 치셨구요. 얼마나 아프셨으면…. 엄마는 허겁지겁 아빠를 모시고 병원으로 다녀가셨지요.

학교갈 준비를 끝냈지만, 제가 다리를 제대로 쓸 수 없잖아요. 저를 업어다 줄 엄마가 병원에 가셨으니 어떻게 해요. 동생은 그때 4학년밖에 되지 않았구요. 제가 학교에 갈 수 없다고 하자 동생 은 자기도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는 거예요. 제가 지고 말았죠. 집에 남아 우리는 아빠가 좋아하 시는 국을 끓였어요. 끝내 아빠는 저희들이 만든 맛없는 국을 드시지도 못하였지만요. 엄마솜씨보 다는 못했지만 동생과 저의 정성이 들어있는 국이었는데…

엄마 전화를 기다리고 있는데 이모님 전화가 왔어요. 이곳에서는 고칠 수 없기 때문에 원주에 있는 큰 병원에 가보아야 한다구요. 아빠! 난 그때의 조그마한 일까지 하나하나 기억할 수 있답니다. 모두 생생하게 떠올라요. 아빠의 거친 숨소리, 아빠의 아파하시던 모습, 이모님의 전 화벨이 울릴 때 저희들이 너무 놀라서 전화기로 달려가던 모습, 아빠 입술가로 하얗게 묻어가던 침자국…. 저희들은 아빠가 빨리 나으시기를 기도했죠.

아빠! 저희들이 얼마나 기뻐했는지 알지요?
그날 오후 3시쯤이었던가요. 아빠가 집으로 돌아오신다는 연락이 왔을 때 저희들은 다 나아서 돌 아오시는 줄로 알았거든요. 그런데 아빠! 어떻게 되었죠. 1시간쯤 뒤 병원차 소리가 들리기에 저희 들이 기뻐서 뛰쳐 나갔는데, 엄마께서 땅바닥에 주저앉아 울고 계시고…. 아빠! 의사선생님이 돌아 가시고 난 다음 아빠 곁으로 다가가 아빠를 지켜 보았답니다. 아빠는 눈도 제대로 못뜨고 숨쉬기 도 어려워 하시면서 저희들을 못알아보셨죠. 하지만 아빠! 아빠는 그때 제 목소리는 알아들으셨던 가 보죠. 울먹이며 “정신차리세요”라는 말만 되풀이 하는 저희들 앞에서 한없이 흐르는 아빠의 눈물이 그것을 말해 주고 있었어요. 아빠! 아빠의 바싹 마른 입술을 젖은 물수건으로 닦아드릴때, 저의 손등으로 흘러내리는 아빠의 눈물은 뜨겁기만 했답니다.

그날 저녁 무렵이었죠. 아빠가 저 세상으로 가신 것이, 낯모르는 아저씨가 아빠를 찬방으로 옮기 고 병풍으로 아빠의 모습을 가릴 때, 저희들이 아저씨의 옷자락을 부여잡고 울기만 했는데, 아빠 는 이미 저희들을 버려두고 먼먼 길을 가시고 만 거에요. 그런데 아빠! 아빠에게는 남자 자식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빠를 화장애야만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제 마음이 어떠했겠어요. 그날처럼 동생과 제가 딸이라는 게 슬펐던 때가 없었답니다.

아빠! 아빠가 저희 곁을 떠나신 지 며칠이 지나도록 엄마는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울고만 있었답니다. 저희들이 차린 밥도 먹지 않으시구요. 저도 아빠가 저희곁을 떠났다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어요. 느껴지지도 않구요. 며칠간 서울에 다니러 가신 것처럼 생각될 뿐이었어요.

엄마가 아빠를 잃은 슬픔에서 깨어나고 저희들도 차츰 아빠는 영원히 저희들에게 돌아오실 수 없 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을 때쯤부터 엄마는 식당일을 보러 나가신답니다. 아침 7시쯤 저희들이 미처 눈을 뜨기도 전에 나가셔서 밤 12시나 되어야 돌아오신답니다. 식당에서 설거지도 하고 뒷치닥거리도 해야하기 때문이래요.

아빠! 그때 이후로 저는 더이상 학교에 나갈 수가 없게 되었어요. 엄마가 겨우 얼마씩 벌어오는 돈으로 살아야 하는 데다가 이제는 저를 업어다줄 사람도 없었기 때문이죠. 아빠가 계실 때는 몰 랐답니다. 늘상 엄마등에 업혀 학교에 다니면서도 그것이 당연한 줄 알았죠. 친구들이 놀리거나 그 친구들과 어울려 놀지 못한다는 사실이 슬프기는 했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아빠의 웃음소리, 엄마가 부엌에서 덜그덕거리는 소리, 이 모든 것이 저희 슬픔을 깨끗이 잊게 했거든요. 가끔씩 동 생하고 말다툼한 뒤 엄마께 꾸지람도 들었지만요. 그런데 이 모두가 사라져 버렸답니다.

아빠! 아빠는 우리에게 하늘이었고 집이었어요. 엄마가 일하러 나가시고 나면 이제 겨우 4학년인 동생이 엄마노릇을 또 하죠. 아침밥도 하고 자기 도시락도 싸구요. 아빠! 저는 다리때문에 제대로 동생을 도와 주지도 못하는 형편이랍니다. 동생이 학교 가고나면 조금씩 방청소도 하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하기도 하지만 많이는 못한답니다. 제다리가 이때만큼 미울 때가 없답니다. 아 빠가 계실 때에는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아빠! 동생이 잠들고 나면 저는 공부도 하면서 엄마를 기다린답니다.

늦게서야 피곤한 얼굴로 돌아오시는 엄마는 왜 늦게까지 자지 않느냐고 나무라기도 하시지만 제가 어떻게 엄마도 없는 방에서 잠들 수 있겠어요. 엄마는 가끔씩 잠든 동생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우신답니다.

아빠도 보고 계시겠죠? 아빠! 그렇지만 동생은 무척 공부를 잘한답니다. 학교에서 상도 많이 타구 요. 엄마는 동생이 상을 받아오는 날이면 웃음이 되살아 난답니다. 평소에 어려운 모습을 저희들 에게 보이지 않지만 우리가 왜 모르겠어요. 엄마가 얼마나 피곤하신지, 한달에 한번 엄마가 쉬시 는 날이면 우리 모두 아빠의 사진이 있는 절에 간답니다. 법당에서 부처님께 두손 모아 절을 하며 아빠가 좋은 곳에 가시기를 빈답니다. 그리고 우리들을, 고생하시는 우리엄마를 보살펴 주시기를, 부처님께는 죄송한 이야기인지도 모르지만 아빠 얼굴이 부처님보다 훨씬 더 잘생겨보일 때도 있 답니다. 하지만 엄마가 울 때면 우리도 슬퍼진답니다.

아빠! 그런데 이것은 비밀인데요. 아빠가 돌아가시고 난 다음부터 엄마는 못드시던 술을 드시는 거예요. 저는 솔직이 엄마가 술을 드시는 게 좋지는 않아요. 하지만 조금씩 드시니까 괜찮은 것 같아요. 얼마나 어려우시면 술까지 드실까라는 생각이 든답니다.

아빠! 저도 어떻게 해서든지 고생하시는 엄마를 돕고 싶었어요. 이젠 저도 철들 나이가 되었잖아 요. 하루는 어떤 아주머니가 오시더니 저를 당구장에서 일하게 하면 어떻겠느냐고 하더라구요. 많 이 움직이지 않고 카운터에서 돈계산이나 공이라도 닦으면 되니까 괜찮을 거라구요. 엄마는 반대 하셨어요. 저를 그런 곳에 보내기 싫다는 것이었어요.

아빠, 우리집에서는 그래도 제가 공주님이잖 아요. 그렇죠? 아빠! 하지만 저는 엄마도 돕고 싶었지만, 저도 무슨 일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가겠다고 고집을 부렸죠. 엄마는 결국 제 고집에 못이기고 허락을 하셨 죠. 당구장에서 하는 일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어요. 사장님도 친절하셨구요. 그런데 아빠, 그 일 을 하면서 15일쯤인가 지나자 손에 이상한 물집같은 것이 생기면서 매우 간지럽기 시작했어요. 알 고 보니까 당구공 닦는 약때문에 생긴 피부병이었어요. 더이상 당구장에 나갈 수 없게 되었죠. 하 지만 며칠동안 일한 댓가를 저는 받았어요.

처음 제가 제 힘으로 돈을 번 거예요. 엄마는 그 돈을 쓰지 않고 저를 위해 저금해 주셨답니다. 아빠, 그런데 제가 동생을 혼내준 일이 있었어요. 왜냐구요. 동생이 하루는 학교에서 두눈이 퉁퉁 부어 돌아오는 거에요. 왜냐고 물어보니까 자기반 친구의 아빠가 서울에서 오셨는데 돈까스도 먹 고 옷도 사주었다고 자랑하더라는 것이었어요. 아빠만 계셨더라면 하고 생각하니 슬퍼서 울었다는 거에요. 글쎄. 아빠! 그러셨죠. 동생이 학교에서 상을 타오는 날이면 아빠 어깨에 태워 방을 한 바 퀴 돌고는 양식집에 가서 우리가 먹고 싶은 것 모두 사주셨잖아요. 제가 상을 타는 날이면 또 어 떡하셨어요.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저도 모르게 저의 눈에서 눈물이 나는 거에요. 아빠가 갑자기 보고 싶구요.

그런데 아빠, 엄마가 돌아오시자 동생이 그 이야기를 해버린 거에요. 엄마는 말없이 우리를 끌어안으시더니 우시기 시작했죠. 엄마, 죄송해요. 우리를 키우느라 그렇게 고생하시는 엄 마 마음도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이야기해 버린 동생이 미워서 혼내준 거에요. 이 모든 것을 아빠 는 이미 알고 계셨겠죠? 아빠! 아빠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요. 저희들에게 날아든 파랑새 이야기를 해드릴께요. 저희들이 어렵고 힘들어할 때 날아든 파랑새죠. ‘국민연금’이래나요. 그것도 아빠가 남겨주신 선물이지만요. 아빠가 돌아가신 후 두 달쯤 지났어요. ‘국 민연금’이라는 곳에서 아저씨들이 나오셨어요. 그리고 이것저것 물어보시기도 하고 저의 사진도 찍구요(그땐 부끄러워서 혼이 났답니다). 처음에는 낯선 아저씨들이라 겁도 났지만 이야기하다 보 니까 참 좋은 아저씨들이었어요.

한 아저씨는 생기기는 무섭게 생겼는데 오히려 우스운 이야기를 더 잘하시더라니까요. 엄마가 일 을 끝내고 오신 후 여쭈어 보았죠. 그랬더니 아빠가 회사에 다니실 때 월급에서 조금씩 떼내어 국 민연금에 넣었기 때문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때 저는 ‘국민연금’이라는 이름도 처음 들어보았고 국민연금에 대해서 전혀 알지도 못했어요. 다만, 우리집을 찾아주셨던 아저씨들이 친절하고 재미 있었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그 후 국민연금이 우리통장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거에요. 그 러니까 국민연금에 대해 궁금한 점이 점 점 더 많이 생기더라구요. 아빠가 회사에 다니실 때 얼마 나 많은 돈을 넣으셨는지, 국민연금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지금도 자세히는 모른답니다.

하지만 이런 몇가지는 알아요. 아빠같은 사람이 회사에 다니면 서 얼마간 돈을 내고 회사에서도 얼마씩을 내면 우리처럼 갑작스럽게 사고를 당하거나, 나이가 많 이들어 일을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얼마간의 돈이 계속 ‘연금’으로 나오게 된다고 그때 그 아 저씨들이 말했어요. ‘복지’라던가 너무 어려운 말이라 자세히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우리같은 사람들을 위해 국가에서 책임지고 만든 것이 그때의 아저씨들이 일하는 ‘국민연금관리공단’이 라는 회사래요.

아빠! 그 돈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3달에 1번씩 꼬박꼬박 엄마통장으로 들어오는 것 을 보면 아빠가 언제나 저희곁에서 지켜주시는 것을 알 수가 있거든요. 엄마도 그러신답니다. 처 음에는 아빠의 많지 않은 월급봉투에서 ‘국민연금’이라고 매달 떼내는 것을 보면 화도 났었다 구요. 하지만 그것이 이제는 우리의 희망이 되었잖아요. 아빠가 저희들에게 남긴 마지막 선물이기 도 하구요.

아빠, 그 돈을 엄마가 어떻게 했는지 알아요? 동생이 중학생이 되면 학비로 쓰겠다고 한푼도 쓰지 않고 저금을 해두었더랍니다. 엄마가 그렇게 고생하시면서도요.

그런데 아빠, 결국 그 돈을 쓸 수밖에 없었어요. 왜냐구요. 어느날 주인집에서 갑자기 집세를 300만 원이나 올린다는 것이었어요. 엄마는 그 돈을 구하기 위해 삼촌에게도 부탁해보고 이리저리 뛰어 다니셨지만 우리들에게는 너무나 큰 돈이었어요. 어쩔 수 없이 엄마는 다른 방을 알아보려고 다녔 고 마침내 방 한칸에 부엌 1칸이 있는 집으로 이사할 수 밖에 없었어요.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만 같아 겁도 나는 그런 집으로 말이예요. 처음엔 떼를 썼죠. 너무 무섭다고 다른 곳으로 이사하자구 요. 하지만 엄마는 이보다 싼 집은 구할 수 없으니 다음에 돈을 많이 벌면 좋은 집으로 가자고 하 시더군요. 10달에 50만원씩 내야 하는 방이었어요. 아빠 그 돈도 없었어요. 어쩔 수 없이 동생이 중학생이 되면 쓰려고 꼬박꼬박 모아 두었던 국민연금을 쓸 수 밖에 없었어요.

아빠! 이해하시겠죠. 아빠가 주신 선물을 헛되이 쓰지는 않았으니까요. 국민연금 아저씨들께 조금 미안하기도 했어요.

아빠, 참 깜빡할 뻔 했어요. 삼촌이 장가간다는 거에요. 아빠! 얼마전에 삼촌에게서 장가간다는 전 화가 왔어요. 참 좋은 일이죠. 아빠가 계셨더라면 더 좋아하셨을 텐데. 하지만 저 조금 섭섭하기도 했답니다. 삼촌이 결혼을 하게 되면 숙모를 더 좋아하실 게 아니겠어요? 그러면 우리집에도 자주 오지 못하게 될거구요. 전번에 저희들을 서울로 데려가겠다고 한 약속도 못지 킬거구요. 결혼하면 옛날처럼 우리에게 잘 대해주지도 않을 거에요. 숙모님이 삼촌의 사랑을 모두 차지해버리겠죠. 아빠, 그렇지만 표시는 하지 않았답니다. 삼촌도 어른이고 결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니까요. 축하해요.

아빠! 엄마가 오늘 통장을 찾으셨어요. 국민연금이 들어올 날이라나요. 통장과 도장을 속옷 깊숙이 넣으면서 저희들에게 말씀하시는 것이었어요. “아빠는 너희들이 언제나 구김살없이 꿋꿋하게 생 활하는 것을 바라보고 계신단다. 고생은 누구나 하는 법이지만, 정말 어려울 때 사는 법은 누구나 가르쳐주지 않는단다. 너희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항상 기쁜 얼굴로 이 엄마를 맞이한다면 나는 그 이상 바랄 게 없다. 너희들이 열심히 산다면 주위에서도 도와주고 싶어하는 거란다.” 제게는 어 려운 말이지만 엄마말씀을 알 것 같아요. 아빠! 아빠께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해 본답니다. 아빠가 언제나 저희들 마음속에 함께 계시듯이 우리들이 열심히 산다면 저희들을 언제나 지켜주실거라구요.

국민연금도 그랬잖아요. 저희들이 돈 때문에 정말 어려워 쩔쩔맬 때 이방을 구할 수 있게 해주었죠. 멋있는 옷보다도, 맛있는 음식보다도 항상 저희들을 지 켜주는 그 선물이기에 무엇보다도 소중한 거라고 생각해요.

돈이 많고 적고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믿거든요. 아빠, 하지만 노력없이 되는 것은 없겠죠. 국 민연금 또한 아빠가 월급에서 조금씩 떼어놓았기 때문이듯이 아무런 노력없이 돌아오는 것은 없 다고 믿거든요. 아빠, 저희들이 매일 놀고만 있었다면 주위에서 도와주시는 아저씨, 아주머니들도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아빠! 아빠께 꼭 말씀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요.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아빠께만은 말씀 드리고 싶어요. 얼마전에 어떤 아주머니 한분이 사진을 가져오셨어요. 그 사진에 는 처음엔 저처럼 팔, 다리를 못쓰던 사람이 나중에는 보통사람들 처럼 고쳐진 모습들이 담겨 있 었어요. 어떤 기구로 팔, 다리를 묶고 몇달간만 치료하면 사진처럼 치료된다는 거에요.

그런데 너 무 비싸요. 지금의 저희들 사정으로는 엄두도 못낼만큼요. 아빠! 사실 저도 빨리 낫고 싶어요. 친 구들도 사귀고 싶어요. 돈을 많이 벌어 엄마를 좋은 집에서 사시게 하고도 싶고, 동생을 대학교까지 보내고도 싶구요. 너무 너무 하고 싶은 것이 많답니다.

엄마는 그러시더군요. 만약 확실히 나을 수만 있다면 어떻게 해서 라도 저를 고쳐주겠다고 말이예요. 하지만 저는 알아요. 우리 형편으로는 도저히 힘들 거라는 것 을요. 아빠! 어떻게 하면 좋죠? 아빠! 하지만 저는 언제나 희망을 가지고 산다면 세상은 아름다울 거라고 생각해요. 주위 사람들도 더 많이 도와 주실거구요. 물론 어려움도 있겠죠. 하지만 제게는 사랑하는 엄마와 공부 잘하는 동생이 있잖아요. 아빠도 저희들을 지켜주실거구요. 아빠! 이제는 엄 마 몸도 매우 좋아졌답니다. 엄마가 웃으시면서 문을 들어서실 때마다, 아빠도 하늘나라에서 웃고 계시리라 믿어요.

아빠! 저희들의 꿈과 사랑을 위해, 아빠의 따뜻한 미소를 위해 아빠의 공주가 뽀뽀할께요. 안녕히 계세요.

공주님 미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