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익상>

임금친위대의 장교를 곤장으로 다스리다

임익상은 조선후기 헌종때의 인물로 풍천 임씨,자는 경문(景文), 호는 현계(玄溪)이다. 그에 관해 알려진 사실을 크게 없으나 금천태수로서 용호영 장교를 벌한 일화가 전한다.

용호영(龍虎營)은 영조 때에 궁궐을 지키고 왕의 행렬을 호위하는 군대로 새로 설치된 것이다. 그런데 용호영에 속한 장교들이 임금의 위세를 믿고 교만하고 방자하여 제멋대로 법을 어기는 일이 많았다.
임익상이 금천태수가 되었을 때의 일이다. 용호영의 장교가 일이 있어 금천군에 오게 되었는데 이들이 함부로 평민들을 괴롭혔다. 임익상은 크게 노하여 그를 불러 들였다. 그는 용호영 장교의 잘못을 하나하나 지적하며 법에 따라 그를 처벌하였다.
“이 놈을 곤장을 때려서 경계 밖으로 내쫓아라!”
곤장을 맞고 쫓겨난 장교는 분을 참지 못하고 돌아가서 장수에게 아뢰었다.
“제가 금천에 일이 있어 갔는데 감히 금천태수라는 놈이 나를 곤장을 때려 마을에서 쫓아냈습니다. 이는 임금님이 친히 만드신 용호영을 욕보이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금천태수 임익상을 벌해주십시오.”
장수는 장교의 말을 듣고, 이 사실을 임금께 아뢰었다. 그러자 임금은 도리어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용호영은 선대 임금께서 친히 설치한 것이라 장교들의 폐단이 있을것으로 짐작은 했으나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 내 이를 항상 염려하였는데 이제 임익상으로 인해 실상을 알게 되었구나. 그 장교의 죄를 엄중히 다스려 파면시키고, 대장은 아랫사람을 더욱 엄하게 단속하도록하여라.”
임금은 아랫사람을 제대로 단속 못한 용호영의 대장을 크게 꾸짖고, 금천에서 잘못을 저지르고도 뉘우치지 않은 장교를 파면시키도록 하였다.
그 후 임금은 계속해서 임익상을 불러 가까이 두고자 하였다. 그러나 재상이 임금에게 넌지시 알렸다.
“임익상은 병이 있어 임금을 가까이 두고 모실 수 없습니다.”
임익상은 본래 간질이 있어서 임금 옆에서 벼슬을 하기는 어려웠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발병할 때가 되면 의관을 바르게 하고 무릎을 꿇고 앉아서 이를 물고 손을 꼭 쥐고 진정하였는데 이 때 위아래 이 사이에 무명 조각을 넣어서 이 가는 소리가 없게 했다고 한다. 그래서 병이 끝난 뒤에 보면 그 무명이 가루가 되었다고 한다. 이 까닭에 병이 발병하지 않아야 비로소 벼슬에 나갔고, 그래도 1년 사이에 두어 차례 발작할 때에는 반드시 정좌하고 참았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이 그가 병이 있는 것을 잘 알지 못했다.

이에 임금은 임익상을 안주목사로 벼슬을 내리고 그의 어진 성품을 칭찬하고 널리 알렸다.자신이 속한 관청의 권력을 믿고 교만하고 방자하게 굴며 위법을 일삼고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것은 공직자로서의 기본이 안 된 행위이다. 그러나 이들이 가진 권력 때문에 법도에 따라 처벌하는 일도 쉽지않은 것이 사실이다.
권력을 가진 사람도 그 권력을 남용하지 말아야 할 것이고, 이를 남용하는 이가 있을 경우는 마땅히 처벌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임익상의 일화에 등장하는 임금처럼 권력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서 자신 뿐 아니라 자신의 측근에 있는 사람까지 잘 관리하고 그들의 잘못을 엄중히 꾸짖는 공정한 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출처: 국민권익위원회 홍보담당관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