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씨의 비망록 중에서 -

  1999년 6월 30일, 유치원생 23명이 화재로 목숨을 잃어 전 국민을 놀라게 한 씨랜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당일 밤, 모기향에서 번진 불씨는 순식간에 건물 전체를 덮쳤다. 불길이 번지는 사이 씨랜드 관계자들은 자신들의 각종 비리가 드러날까봐 화재신고를 하지 않은 채 스스로 불을 끄려 했다.

  그러나 속수무책이었고, 뒤늦게 도착한 소방차는 좁은 도로 탓에 화재가 난 건물까지 진입하기도 어려웠다. 불법 건축, 불법 용도변경으로 지어진 숙소는 빠르게 타올랐고 아이들은 안타깝게 죽어갔다.

  그 비운의 사건이 일어나기 1년여 전, 당시 ○○군 계장으로 일하고 있던 이○○ 씨는 씨랜드의 불법행위를 보고 운영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상급자의 압력과 회유, 씨랜드 사장이 동원한 용역깡패들의 협박에 못이겨 운영허가를 내주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자식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하는 깡패들을 피해 가족이 도망을 가는 등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씨랜드 사건은 부패가 결국 칼이 되어 되돌아 온 참사였습니다. 그리고 이○○ 씨와 같은 양심적인 공무원을 보호하는 제도를 만들게 된 계기도 되어 2002년 부패방지법을 통해 내부고발자를 보호하는 장치를 마련하게도 하였습니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모든 의견의 목소리에 마음을 여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