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까지만 해도 가난하고 부패가 심했던 싱가포르에 대해 오늘날 그런 모습을 떠올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실제로 싱가포르는 국제투명성기구에서 실시한 2006년도 부패인식지수 평가에서 163개 국가 중 5위를 차지했고 아시아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렇다면 그토록 부패했던 나라가 어떻게 해서 이처럼 깨끗한 나라가 되었을까? 여기엔 리콴유 싱가포르 총리의 부패척결의지와 결단력, 그리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긴 실천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1986년 11월, 당시 리콴유 총리의 수족과 같은 친구 터창완 건설부장관이 금품수수 혐의로 부패행위수사국의 조사를 받게 되었다. 다급해진 터창완 장관은 리콴유 총리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나 리콴유 총리는 수사가 끝날 때까지 면담 거절은 물론 그에 대해 어떤 배려도 하지 않았다. 결국 터창완 장관은 자살을 택했다. 그러나 그가 자살한 이후에도 리콴유 총리는 세상을 떠난 터창완 장관은 물론 유족에게조차 어떤 연민도 내비치지 않았다.

  훗날 리콴유 총리는 자서전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그가 왜 80만 달러의 뇌물을 받았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는 경제적으로 넉넉하기도 했고, 유능한 건축가라서 (장관을 마친 다음에는) 얼마든지 수백만 달러를 정직하게 벌수도 있었는데․․․”

  우리 정서로 보자면 너무 심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가 그렇게까지 냉정하게 친구의 부탁을 거절한 이유는 고위 공직자에게 한번 특혜를 부여하면 사회전체의 부정부패를 막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잘못된 연고․온정주의는 결국 공정해야 할 의사결정과정을 왜곡시킴으로써 작은 부패에서 더 큰 부패로 이어지게 된다. 바로 이런 지도자의 강력한 반부패 의지가 오늘날의 싱가포르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