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가 맛이 좋구나!”  “네, 집에서 가꾼 것입니다.”

  그러자 공의휴는 집 앞에 있는 텃밭을 모두 없애라고 명령했다. 하인은 이상히 여겼지만 주인의 말에 따랐다.

  또 하루는 공의휴가 집에 돌아와 보니, 하녀가 베를 짜고 있었다. 가만히 옆에서 지켜보니 하녀의 베짜는 솜씨가 날렵하고 베 역시 최상품이었다. 그는 즉시 하녀를 내보내고 베틀을 불살라버렸다. 남편의 모습에 화가 단단히 난 부인이 그 이유를 따져 물었다. 그러자 공의휴가 대답했다.

  “나는 이 나라의 재상이오. 그러니 먹고 살 만큼의 녹봉을 나라에서 받고 있소. 그런데 채소를 사먹을 수 있는 사람이 채소를 사지 않고, 베를 사서 옷을 지을 수 있는 사람이 베를 사지 않으면 농사짓는 농부나 베를 짜는 사람들은 어디서 돈을 벌 수 있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