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노후 풍요롭고 안정적으로
글 류근성_미래와금융 연구포럼 대표
생애설계의 핵심 '반짝 버는 게 아니라 오래 버는 것'이다. 모아둔 돈을 다 소진해가며 자녀와 사회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 현역으로서 노년에도 품위와 자긍심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삶, 바로 '오래 버는 것'을 핵심에 두는 것이다.
의학과 경제의 발전으로 평균수명이 늘어난 덕에 우리는 100세 시대에 살고 있다. 과거 두보(杜甫)가 노래했던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는 청춘 찬가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100세 시대라고 하여 마냥 행복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건강, 자녀, 일, 재산 등 다양한 조건을 갖춰야 하며 어느 하나 소홀해도 되는 것이 없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되는 것은 경제적 안정이다.
그렇다면 100세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우선 100세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긴 안목이 필요하다. 단순히 늘어난 노년을 준비하는 은퇴설계가 아니라 젊은 시절부터 노년까지 전 생애를 염두에 두고 인생을 계획하는 '생애설계'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은퇴 후 여생이 부쩍 늘어나면서 예전처럼 30년 동안 모은 재산으로는 은퇴 후 노후를 보내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젊은 시절 그저 허리띠를 졸라매고 열심히 벌어 모은 돈을 보수적으로 쓰며 남은 인생을 살아가던 시절은 끝난 것이다.
그러면 생애설계의 핵심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반짝 버는 게 아니라 오래 버는 것'이다. 모아둔 돈을 다 소진해가며 자녀와 사회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 현역으로서 노년에도 품위와 자긍심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삶, 바로 '오래 버는 것'을 핵심에 두는 것이다.
이처럼 오래 버는 것을 가장 확실하게 실천하는 것은 은퇴 후에도 일정한 소득을 올리는 일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지금과 같은 초저금리 시대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런 경우라면 노후에도 4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저축을 하여 마련한 자금으로 100세 시대라도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우리사회에서 이런 행복한 경우가 몇이나 될까? 아마도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일부는 급여를 받는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평생을 살고 또 일부는 60세에 훨씬 못 미치는 나이에 타의에 의하여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월급을 쪼개 저축하는 방식으로 노후자금을 마련한다는 것은 형편이 좋은 일부에만 국한되는 이야기일 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축이 아닌 다른 방법, 즉 금융상품 투자를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노후의 기본적인 안전장치인 국민연금을 기본으로 한 연금과 일정부분 연금형 저축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것은 노후자금 마련에서 꼭 필요한 일이다. 그 후 풍요로운 노후를 살아가기 위해 금융투자 세계를 경험해보는 것이 중요한 생애설계 전략이 된다.
분산투자와 장기투자 원칙만 지킨다면 금융상품 투자는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훌륭한 대안이 될 것이다 또한 투자를 하게 되면 100세 시대로 길어진 노후의 시기를 생산적으로 보낸다는 부수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게 된다
노후 대책 마련, 분산투자와 장기투자가 답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금융상품 투자로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것에 접근해보자. 우선 부동산 비중을 줄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의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자산의 78%로 지나치게 높다. 지금까지는 부동산 가격 상승을 당연한 것으로 여겼지만 50대 부터는 부동산에 대한 투자 대신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한 저축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마련한 돈으로 금융상품 투자에 나서는 것이다.
다음은 과도한 자녀교육비 지출을 줄이고 성인이 된 자녀의 뒷바라지를 매몰차지만 끊는 것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주위에서 보면 자녀교육에 올인 하느라 정작 노후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경우나 어렵게 마련한 노후자금을 자녀의 결혼비용으로 소진하는 경우를 종종 마주치게 된다. 물론 한없는 자식 사랑을 탓할 수는 없겠지만 자식들이 부모의 노후를 책임질 수 없다면 이 비용을 금융상품에 투자하여 노후자금으로 활용하는 것이 부모나 자식세대 모두에게 행복한 선택이 될 것이다.
다음은 어떤 식으로 금융상품에 투자를 할 것인가의 문제인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의 금융상품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상품에 투자하는, 즉 포트폴리오 투자를 들 수 있다. 이렇게 해야만 위험을 줄일 수 있으며 노후자금의 가장 큰 전제조건인 안정성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장기투자이다. 단기적인 수익을 쫓다 보면 위험이 큰 상품에 투자하기가 쉽고 이는 곧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노후자금은 하루 이틀이 아닌 장기에 걸쳐 사용될 자금이기에 단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처럼 분산투자와 장기투자 원칙만 지킨다면 금융상품 투자는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훌륭한 대안이 될 것이다. 또한 투자를 하게 되면 100세 시대로 길어진 노후의 시기를 생산적으로 보낸다는 부수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게 된다. 즉 오래 벌 수 있는 것이다. 금융시장은 시시각각 세상의 변화가 반영되는 곳이어서 금융상품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늘 세상일에 관심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비록 몸은 생산현장을 떠나 있지만 마음은 현장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이는 노인으로서 피할 수 없는 소외감을 치유하는 좋은 치료법이 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친구 또는 지인들과 어울려 투자모임을 만들어 소일 한다면 노후 삶에 대한 효과가 배가됨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 위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로 공단의 입장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