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과 바람이 만든 세계의 자연 풀장
발끝만 살짝 담가도 온몸이 푸른빛으로 물들 것 같은 세계의 자연 풀장들.
write 박마르 photograph Shutterstock.com
사모아 토 수아 오션 트렌치
‘토 수아 오션 트렌치(to sua ocean trench)’는 남태평양의 화산군도 사모아에 있는 거대한 해구다. ‘토 수아’는 사모아어로 ‘거대한 구멍’을 뜻한다. 우폴루 섬에 자리한 이 해구는 깊이가 무려 30m에 달한다. 남태평양에서는 가장 큰 자연풀장으로 알려졌다. 무성한 숲 사이로 입을 벌리고 있는 새파란 물빛이 신비롭다. 가파른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 바다를 향해 훌쩍 다이빙하는 맛이 짜릿하다. 직접 뛰어들 자신이 없다면 그냥 보기만 해도 충분하다. 어마어마한 높이에서 자신있게 떨어지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빅토리아 폭포 악마의 수영장
아프리카 대륙의 잠비아와 짐바브웨에 걸쳐 있는 빅토리아 폭포는 폭 1676m, 최대 낙차 108m로 세상을 호령하듯 쏟아져 내린다. 이토록 어마어마한 폭포 위에는 물살이 약해지는 건기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천연 풀장이 있는데 일명 ‘악마의 수영장(Devil’s Pool)’이다. 굉음을 내는 폭포의 물줄기만 보면 스릴을 넘어 공포의 기운마저 감돌지만, 폭포 가장자리까지 구덩이가 파여 있어 떨어질 염려 없이 자유롭게 수영할 수 있다. 폭포를 배경으로 남기는 기념사진은 필수.
뉴칼레도니아 일데팡 오로 베이
뉴칼레도니아는 남태평양 한가운데 떠 있는 프랑스령의 섬이다. 수도 누메아가 자리한 가장 큰 섬 그랑테레를 중심으로 일데팡, 우베아, 마레, 리포 등으로 이뤄졌다. 그중 백미로 꼽히는 일데팡은 천연 풀장‘오로 베이(Oro bay)’로 소문났다. 오로 베이는 바위 틈새로 흘러든 바닷물이 수로에 고이며 만들어졌다. 이곳에만 서식하는 아로카리아 소나무가 주변을 감싸 마치 바다가 아닌 깊은 산속에 와 있는 듯하다. 1~2m의 깊이를 이루는 물속은 알록달록 산호와 열대어들로 가득하다.
몰타 세인트 피터스 풀
몰타는 유럽 남부 지중해 한가운데 위치한 작은 섬나라다. 상아색 도시와 짙푸른 바다가 한데 어울린 풍광이 눈부시다. ‘세인트 피터스 풀(St. Peter's Pool)’은 몰타에서도 아름답기로 소문난 자연 풀장이다. 특히 다이빙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아찔한 높이의 절벽 끝엔 웃통을 벗은 현지인과 관광객이 모여 경쟁하듯 물에 뛰어든다. 육지 쪽으로 둥글게 파고든 바다는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맑고 선명하다. 바위 위에 적당히 자리를 잡고 누워 선탠을 즐기는 이도 적지 않다.
마리아나 제도 로타 스위밍홀
로타는 괌과 사이판으로 대표되는 마리아나 제도의 섬들 중 하나다. 사이판에서는 경비행기로 30분 정도 걸린다. 이곳에는 파도와 바람이 만든 수영장 ‘스위밍홀(Swimming Hole)’이 있다. 파도에 깎이고 바람에 삭은 암초가 먼바다에 자연 방파제를 만들면서 잔잔한 천연 풀장이 형성됐다. 무엇보다 수심이 얕고 바닥에 고운 산호모래가 깔려 있어 누구나 마음놓고 수영을 즐기기 좋다. 스위밍홀의 바깥쪽은 야자나무가 울창해 아늑한 쉼터가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