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여름 밤. 눈꺼풀이 스르르 덮이는 숙면의 기술
푹푹 찌는 찜통더위가 밤낮을 가리지 않는 여름.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낮보다 열대야에 잠을 설치는 밤이 더 두렵다면 다음 기술을 연마하라. 잠들기 어려운 여름밤에도 눈꺼풀이 스르르 감기는 숙면의 기술이다.
write 주성희(자유기고가)
여름밤 불면의 원인 열대야
여름철, 불면의 밤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밤에도 최저기온이 25℃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때문이다. 사람이 가장 잠들기 적절한 온도는 18~22℃인데, 열대야 현상이 지속되면 중추신경계 중 체온과 수면 각성을 조절하는 시상하부가 자극을 받아 과각성 상태로 이어져 잠을 이루기 어렵거나 잠을 자도 온몸이 뻐근하고 피곤한 증상에 시달리게 된다. 불면증의 영향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만성 피로, 면역력 저하, 두통, 식욕부진, 소화불량, 우울증 등 다양한 증상으로 이어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 그러므로 숙면을 취하는 훈련을 통해 불면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열대야 속 꿀잠 자는 숙면의 기술
1. 쾌적한 수면 환경 유지
무더운 열대야 속에서도 쾌적한 수면 환경을 잘 유지하면 숙면을 취할 수 있다. 쾌적한 수면 환경은 적정 온도 및 습도 조절이 필수조건이다. 숙면을 취하기 가장 좋은 온도는 18~22℃, 습도는 40~60% 정도다. 잠들기 한 시간쯤 전부터 미리 냉방기기를 이용해 실내 온도를 낮추고 습도도 적당하게 조절해주는 것이 좋다. 덥다고 무조건 온도를 낮추면 안 된다. 바깥 기온과 차이가 많이 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 분비가 자극돼 수면에 방해가 된다. 냉방기기를 밤새 켜놓는 것도 금물. 잠이 든 후에는 체온이 떨어져 냉방병, 저체온증, 감기 등에 걸리기 쉽다. 에어컨은 적정온도를 20~25℃로 맞춘 뒤 20분에서 1시간 정도 틀었다가 끄고, 선풍기도 1~2시간만 작동 후 전원을 끄고 자자. 냉방기기 바람이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방향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2. 잠자기 최소 1시간 전 스마트폰 사용 중지
침실에서는 빛을 최소화해야 한다.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 멜라토닌이 눈에 빛이 들어오지 않을 때 잘 분비되기 때문이다. 멜라토닌은 대개 잠들기 2시간 전부터 분비되므로 이때부터 조명을 끄고 침실을 조용하고 어두운 상태로 만드는 것이 좋다. 잠들기 최소 1시간 전부터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TV 등 전자기기의 사용을 삼가는 것이 수면에 도움이 된다. 전자기기 사용 시 화면에서 나오는 청색광
이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고 뇌의 흥분을 유도해 수면을 방해한다. 꼭 사용해야 한다면 얼굴에서 35cm 이상 떨어뜨리고, 화면 밝기를 최소로 줄여 사용하는 것이 좋다.
3. 가벼운 운동과 따뜻한 샤워
잠들기 전 격렬한 운동을 하면 피곤이 몰려와 쉽게 잠들 수 있을 것 같지만, 오히려 역효과다. 격한 운동을 하면 체온을 상승시켜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고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적어도 취침 4시간전엔 격렬한 운동을 하지 않는 게 좋다. 잠잘 때는 요가나 스트레칭 등 가벼운 운동으로 뭉친 근육을 이완시키고 심신을 안정시키는 것이 좋다. 운동 후 에는 반신욕이나 미지근한 물로 샤워해 체온을 낮추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
덥다고 찬물로 샤워하면 근육을 긴장시킬 뿐 아니라 차가워진 몸을 덥히려는 생리 반응 때문에 체온이 다시 올라가 오히려 잠이 달아난다.
4. 60초 안에 잠드는 ‘4-7-8 호흡법’ 실천
잠자리에 누워도 잠이 오지 않는다면 ‘4-7-8 호흡법’을 시도해보자. 미국 애리조나대학의 앤드루 웨일 박사가 개발한 일종의 복식호흡법으로, 60초 안에 잠드는 것도 가능하다. 방법은 간단하다. 잠자리에 누워 4초간 배를 부풀리며 천천히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7초간 숨을 참은 다음, 배를 당겨 집어넣으며 8초간 입으로 숨을 내뱉는다. 이를 3회 정도 반복하면 된다.
4-7-8 호흡법은 폐에 많은 산소를 공급해 부교감신경과 뇌의 안정을 유도해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도와준다.
숙면에 도움이 되는 음식
잠들기 전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마시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우유에는 숙면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하는 아미노산 트립토판이 풍부하다. 트립토판은 닭고기나 돼지고기, 생선 등에도 많이 함유돼 있다. 과일 중에는 바나나, 체리, 키위 등이 수면에 효과적이다. 바나나는 근육을 이완시켜 잠들기 편한 몸 상태로 이끄는 칼륨과 마그네슘의 훌륭한 공급원이며, 트립토판도 다량 함유해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체리는 직접적으로 멜라토닌을 제공하는 식품으로 자연스럽게 잠을 유도한다. 키위는 신경을 안정시키는 칼슘과 이노시톨, 마그네슘, 비타민C, 비타민E 등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수면을 돕는다.
숙면에 방해가 되는 음식
잠을 달게 자고 싶다면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줄일 것. 카페인이 풍부한 커피, 홍차, 초콜릿, 콜라, 담배 등은 각성효과가 있어 수면을 방해한다. 커피는 오전에만 마시는 것이 안전하다. 술도 수면의 질을 떨어트린다. 술을 마시면 금방 잠이 들긴 하지만, 이뇨작용 촉진 등으로 깊은 잠을 방해하고 자주 깨게 만들어 숙면을 취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