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물들이는 세계의 단풍 로드
울긋불긋 눈부신 물결, 소슬한 공기. 눈이 닿는 모든 것을 수줍게 물들이는 그 길을 따라 가을 마중에 나섰다.
write 박마르(여행작가) photograph Shutterstock.com
독일 퓌센
퓌센은 미국 디즈니랜드 신데렐라 성의 모델로 알려진 ‘노이슈반스타인 성’으로 유명하다. 성은 어디엔가 공주를 품고 있는 듯 비현실적인 모습인데, 특히 단풍이 드는 가을에 찾으면 그 매력이 한층 커진다. 뾰족뾰족 새하얀 성이 불그스레한 단풍에 포근히 안겨 있는 느낌. 성에서 내려다보는 경관도 눈부시다. 단풍 사이 들판에 흩어져 있는 마을과 호수가 빚어내는 풍경이 운치 있어 누구라도 감상에 젖게 만든다.
단풍여행 적기 9월 중순~10월 중순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볼거리, 즐길 거리 넘치는 뉴욕 최고의 계절은 가을이다. 특히 낙엽이 내린 센트럴파크는 누구와도 당장 사랑에 빠질 만큼 낭만적이다. 영화 ‘뉴욕의 가을’의 리처드 기어와 위노나 라이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빌리 크리스털과 멕 라이언도 이를 배경 삼아 사랑을 이뤘다. 맨해튼 중심에 뿌리내린 공원은 남북 길이만 약 4km에 이를 정도로 거대하다. 가을이면 단풍나무, 느릅나무, 오크 등 2만5000여 종류의 나무가 서로 다른 색채를 뽐내며 눈을 매혹한다. 규모가 큰 만큼 볼거리가 많은 것도 특징.
호수와 연못은 물론 구름다리, 야외극장, 동물원까지 갖춰 골라 즐기는 재미가 상당하다.
단풍여행 적기 9월 하순~11월 중순
캐나다 메이플로드
국기에도 단풍 문양이 있는 캐나다는 가을이면 온통 붉은빛과 노란빛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그중에서도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 바로 메이플로드(Maple road).
메이플로드는 캐나다 동부 지역의 나이아가라폭포에서 퀘벡시티까지 이어지는 단풍길 800km를 일컫는다. 이곳의 단풍은 단풍나무를 비롯해 포플러, 너도밤나무, 자작나무 등 활엽수가 많아 어느 지역보다도 화려한 데다 깨끗한 자연환경 때문에 색이 특히 곱다. 대표 명소는 몽트랑블랑. 몬트리올에서 차로 1시간 3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곳으로 ‘북미의 알프스’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과 야생의 자연으로 가득하다.
특히 곤돌라를 타고 해발 650m의 산 정상에 올라 내려다보는 단풍 경관이 절경이다.
단풍여행 적기 9월 중순~10월 중순
일본 교토
일본 간사이 지방의 단풍은 우리나라보다 한 달 정도 늦게 물들기 시작해 11월 중순부터 12월 초에 걸쳐 절정을 이룬다. 그중 교토는 일본에서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꼽힌다. 교토에는 불교 사찰이 1500개가 넘고 신사는 200개가 넘는데, 이와 어우러진 단풍의 붉은 물결이 고혹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특히 청수사(기요미즈데라)는 단풍여행의 대명사라 할 만큼 가을 풍경이 아름다워 사람들로 늘 붐빈다. 대나무 숲(치쿠린)으로 유명한 아라시야마도 단풍이 곱기로 손꼽히는 명소. ‘달이 건너는 다리’라는 뜻을 가진 ‘도게쓰교’가 단풍 감상을 위한 최고의 포인트다.
단풍여행 적기 11월 중순~12월 상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