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Ⅰ

당신의 봄은 무슨 색인가요

이 땅의 봄은 노란 꽃물결을 타고 온다.
잔설 헤치며 제일 먼저 봄을 알리는 복수초가 그렇고,
봄바람 사이로 툭툭 터지는 생강나무가 그렇다.

남녘 거제의 봄도 노란 꽃과 함께 시작됐다.
엉덩이처럼 둥근 땅이 바다로 톡, 튀어나와 공곶이라 불리는 그곳엔
황금빛 수선화가 바람처럼 서성이고 있었다.
은하수처럼 반짝반짝 빛을 내며 온 힘을 다해
우리의 봄을 환호하고 있었다.

write • photograph 박은경(한국관광공사)

수선화

수선화를 만나러 가는 길.
이 긴 터널 끝에
노란 물결이 있다.
그 언젠가
붉게 타올랐을 동백터널은
붉디붉은 꽃이 모두 떨어지고
쓸쓸함만 남았다.

동백

드디어 만난 찬란한 수선화들.
푸른 이파리 가득 내려앉은 별무리에 눈이 부시다.


쫑긋.
그리고 활짝.
네가 그 따사로운 얼굴을 열어 보이는 순간,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수선화

한 영화 속 주인공은
연인이 좋아하는 수선화로
마당을 채워 진심을 전했다.

나도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들키고 싶어
너를 담는다.

한 장의 사진에
볕 드는 창가에
그리운 날의 기억에.

수선화





경남 거제 공곶이
경남 거제

매년 봄 노란 물결 넘실대는 공곶이는 어느 노부부가 평생을 일군 아름다운 바닷가 농원이다. 예구마을에서 표지판을 따라 20여 분 길을 오르면 어른 둘이 지나기에 좁은 동백꽃 터널이 나타난다. 이를 따라 돌계단을 끝까지 내려간 다음 왼편 바닷길로 길을 잡으면 계단식으로 꾸며진 수선화 정원을 만날 수 있다. 단 수선화는 4월 초부터 서서히 지기 시작해 중순이면 대부분 얼굴을 떨구니 서두르는 게 좋다.


몽돌해변

수선화밭 아래에는 활처럼 휜 몽돌해변이 자리했다. 수선화와 바다, 그리고 자그마한 섬(내도)이 어우러진 호젓한 풍경만으로도 봄을 느끼기엔 충분하지만, 이왕이면 조금 더 발품을 팔아 해변을 걸어보자. 반질반질한 몽돌과 바다가 만나 들려주는 차르르르한 소리가 봄바람처럼 귀를 간지럽힌다.



위치 경남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예구마을)
문의 거제시청 관광과 055-639-4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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