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노후를 결정하는 항목으로 건강, 돈, 재미 3가지를 들 수 있다. 노후에 가장 중요한 항목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 건강을 1순위로 꼽고 있다. 그 다음 순위로 배우자, 돈, 친구, 소일거리가 중요하다고 한다. 돈은 1순위는 아니지만 부족할 때는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바뀌게 된다. 돈이 부족하면 생활이 불편해지기 때문이다. 불편한 것이 해소되어야 건강이나 배우자를 돌 볼 여유가 생긴다. 따라서 돈을 2순위로 놓는 것 에 대해 큰 이견은 없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항목은 재미다. 여기서 말하는 재미는 사는 재미를 말한다. 아무리 건강하고 돈이 많더라도 사는 재미가 없다면 노후는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단조롭고 따분한 일상이 된다. 사는 재미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배우자, 친구, 친척, 소일거리, 취미 등에서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은퇴 전에 돈만 준비할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배우자,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친구, 즐겁고 보람 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소일거리, 취미 등을 준비하도록 하여야 한다.
충분할 때는 아쉬운 줄 모르지만 부족할 경우 삶을 피곤하게 하는 노후자금을 부족하지 않고 적당하게 준비하는 방법을 인생설계와 재무설계 프로세스를 통하여 알아보기로 하자.

첫째, ‘노후필요자금’을 예측한다. 자금예측이 필요한 이유는 노후에 필요한 돈이 얼마인지 모르기 때문에 막연히 돈이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 는 생각으로 축재하는데 대부분의 인생을 소모하기 때문이다. 힘들게 모은 돈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죽는 사람이 그 경우에 해당된다. 노후에 필요한 돈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먼저 부부가‘원하는 노후생활’을 이미지화하여야 한다. 노후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뼈를 깎는 노력이 들어간다. 그러려면 중도에 포기하지 않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강력한 무엇인가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노후에 대한 장밋빛 청사진이다. 청사진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고 희열을 느낄 수 있도록 그려야 한다. 부부가 각자 하루 중 나만의 공간에서 세상이 숨을 죽이고 있는 시간에 노트를 꺼내어 청사진을 그린다. 하루, 일주일, 한 달이 걸리더라도 좋다. 마음에 들 때까지 청사진을 그린다. 그리고 각자 그린 청사진을 합성한다. 노후는 혼자 보내는 것이 아니다. 배우자와 함께 그려야 한다. 청사진을 몇 번이 고 소리 내어 읽는다. 읽을 때마다 그와 같은 노후생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부부 모두 간절해질 때, 비로소 제대로 만들어진 청사진이 탄생되는 것이다. 그 청사진을 사진, 그림 또는 모형으로 시각화, 형상화하여 그것을 주위에 두고 항상 볼 수 있도록 한다. 그 다음에 청사진과 같은 노후생활을 꾸려가는 데 필요한 돈을 구체적으로 계산한다. 한 달 기본생활비 120만원, 여가비용 10만원, 애경사 비용 10만원, 차량유지비 10만 원, 외식비 10만원, 해외여행 년 100만원, 의료비 5만원 등 항목별로 비용을 구체적으로 계산한다. 그리고 은퇴시점부터 예상수명까지 드는 총 지출액을 구한다. 이 금액이 바로‘노후필요자금’이다.

둘째, 현재 재산에서 부채, 은퇴 후 살 집, 자동차, 살림살이, 자녀 학자금 및 결혼자금을 차감한 잔액을 구한다. 이 잔액이‘현재’노후자금으로 비축한‘노후준비자금’이다. 셋째, 노후필요자금에서 현재 노후준비자금을 뺀 금액이 앞으로‘원하는 노후생활’을 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모아야 할‘노후부족자금’이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노후자금을 모으기 위해 앞으로‘매월 저축해야 할 금액’을 구한 다음 그 금액을 달성하기 위한 저축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노후설계를 위한 재무설계가 완성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매월 저축해야할 금액이 현재 생활로는 도저히 도전할 수 없는 큰 금액 이 산출된다. 그래서 처음에는 놀라서 당황해 하다가 점점 좌절감에 빠진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흐른 다음 사람들은 두 가지 행태를 보인다. 설마 어떻게 되겠지 하면서 현재까지 살아온 생활패턴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와 가능한 낭비적인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최대한 늘리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하는 경우이다. 조그만 점포를 운영하는 김성주(42세), 최미애(40세) 부부는 수명도 길어지고 과거와 달리 60세가 되어도 50대 못지않은 체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가능한 국민연금을 수령하는 64세까지 일을 하다가 은퇴하기로 하였다. 은퇴생활은 청소, 수리하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도시생활의 편리함을 유지할 수 있는 아담한 20평대 아파트를 시골 고향에 마련하고 인근에 조그만 텃밭을 마련하여 간단한 채소 등 먹을거리를 장만하면서 전원생활을 꾸려가는 행복한 청사진을 가지고 있다.

김성주 부부가 그린 청사진과 같은 노후를 보내는데 필요한 지출을 구체적으로 계산해 보았더니 현재 국민연금 보험료를 60세까지 계속 납입할 경우 받게 되는 노령연금을 제외하고 추가적으로 월 200만원, 연 2,400만원정도 더 준비하면 충분한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주택대출(5천만원), 은퇴후 살 시골 아파트 값(1억원 예상), 자녀대학 학자금(1억원 예상)을 공제할 경우 순수하게 노후생활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산은 2억원이 된다. 그리고 물가상승률 4%, 은퇴전 투자수익률 7%, 은퇴후 은퇴용 자금은 연금과 같이 안전한 자산으로 운용한다고 할 때 그 투자수익률을 5%로 가정한다. 예상수명은 아내 기준으로 85세로, 남편이 사망하더라도 생활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가정할 때 64세 은퇴시점에 필요한 자금을 계산하면 12억 2,250만원이 된다. 따라서 현재 비축된 노후준비자금 2억원을 고려하여‘노후부족자금’을 계산하면 현재 시점의 화폐가치로 1억 661만원이 된다. 이를 은퇴 시점까지 투자수익률 연 7%로 매월 정기적으로 저축할 경우 그 금액은 월 80만원이 된다. 만약 은퇴생활비를 국민연금 노령연금을 제외하고 월 150만원으로 줄일 경우(노후필요자금 9억 1,913만원) 월 28만원을 저축하면 된다. 이처럼 노후생활비를 25% 줄일 경우 저축해야 할 금액은 65% 가까이 줄어든다. 이것은 복리효과 때문이다. 매월 80만원 이상 저축할 돈이 부족한 경우 은퇴할 때까지 검소한 소비생활을 습관화하는 것도 중요한 노후준비 방법이다.
그래도 은퇴자금이 부족한 경우 투자수익을 높이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방법이 있으나 성공할 확률보다 실패할 확률이 높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느리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은 부자마인드를 생활화하여 습관화함으로서 소득 대비 낭비적 지출을 억제하고 저축을 최대화하면서 자신의 몸값을 올리거나 70세 또는 80세가 되어도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자신의 직업 유통기한을 늘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