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이후 시작된 저금리 기조로 지난 7여 년 동안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가격은 3∼4배 가량 폭등했다. 낮은 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자산가격을 거침없이 끌어올렸던 것. 그러나 지난 해부터 기름값 폭등, 미국의 서브프라임(비우량담보대출) 사태 등으로 인해 실물 경제 는 위축되는 가운데 물가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물가가 오르면, 금리 정책을 담당하는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올리게 된다.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 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시중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고정금리 부동산 담보대출은 연 9%에 도달했고, 3개월 단위로 변하는 변동금리 대출도 7∼8%대에 이르고 있다. 금리가 이렇게 상승한 시기에는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
일단 대출금이 많은 사람들은 다른 재테크에 앞서서 빚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상식적인 얘기지만 금리가 오르면 예금자들은 유리한 반면 대출자들은 불리해 진다. 특 히 지난 몇 년간의 부동산 가격 상승세로 인해 대출을 받아 주택을 마련한 사람들은 대출 부담에 허덕이게 된다. 대출금이 있는 사람들은 정확하게 대출금 리스트를 만들어 마이너스 통장 등 이자가 높은 대출부터 하나씩 정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
반대로 예금자들은 금리 쇼핑에 나서야 한다. 일부 상호저축은행들은 연 7%짜리 정기예금을 앞 다투어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조심해야 할 점은 최근 부동산 담보대출을 많 이 해준 상호저축은행들은 자칫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금자 보호법 한도 즉, 원리금 합산 5천만 원 이내에서 거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증권사의 특판 채권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1년 이상 투자하면 연 6∼7% 정도의 수익률을 받을 수 있다. 채권이 매력적인 이유는 은행권의 예금 상품보다 수익률이 좋다는 점이다. 대개 1∼2% 가량 수익률이 더 나 온다. 일반 금융상품처럼 생계형 저축이나 세금우대로도 가입이 가능하다. 생계형 저축이란 60세 이상 노인이나 장애인, 국가 유공자가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생계형이란 상품이 따 로 있는 것이 아니라 각 금융회사들이 생계형 저축으로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을 정해 놓고 있다. 채권도 생계형 형태로 가입할 수 있다. 세금우대는 1년 이상 가입한 상품에 한해서는 이자소득세를 15.4%가 아닌 9.5%를 적용하는 상품이다. 만기가 1년 이상 남은 채권에 투자할 때도 세금우대가 가능하다. 증권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개 가입 금액에도 큰 제한이 없다. 3∼6개월 정도 단기로 자금을 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양도성예금증서(CD)와 환매 조건부 채권(RP)과 같은 단기 금융상품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금리가 오르고 물가가 상승하면 주식시장엔 악재다. 이미 펀드 투자로 인해 손실이 발생한 투자자들이라면 긴 호흡을 가질 필요가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펀드 투자에서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1∼2년 정도의 단기투자를 한다는 점이다. 역사적으로 분석해 보면, 투자 기간을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 정도 가져가면 손실을 본 적이 거의 없었다. 장기투자의 요체는 단 순히 기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투자자들에게 인내심을 요구하는 일이다.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선 적립식 투자방법이 하락장을 견딜 수 있는 좋은 대안이다.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꾸준히 투자하는 적립식 투자법은 하락장에서 보다 많은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방법이다. 통상 주식 수익률이 높게 나타나는 시점이 시장이 반등할 때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반등시점을 정확히 맞출 수 없다는 점이다. 현명한 투자 전략은 꾸준히 적립식으로 투자하면서 언제 올지 모르는 반등시점을 기다리는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수익보다 손실을 더 고통스러워한다. 예를 들어 100만 원의 수익을 낸 것보다 100만 원의 손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이를 ‘손실회피 감정’이라고 한다. 약세장 에서는 이런 손실 회피 감정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 이 감정에 빠지면 인내심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