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웹진 2008년 1/2월호

우리 안방의 저녁시간을 행복하게 해주는 드라마는 해를 거듭하며 시청자의 눈높이를 높여왔다. 그중에서도 3년여의 시간을 들여 완성한 김종학, 윤상호 연출, 송지나, 박경수 극본의 MBC 수 목드라마 <태왕사신기>는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다.

출연진도 한몫을 했다. 한류의 주역배우인 배용준이 주인공 담덕 역할을 맡았고,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배우 문소리가 기하 역할을 맡아 안방나들이를 했으며, 거기에 윤태영(연호개 역), 최민수(화천회 대장로 역) 등의 연기파 배우들과 이지아(수지니 역), 이필립(처로 역), 박성웅(주무치 역) 등 연기력을 갖춘 신인배우들이 대거 참여해 탄탄한 진용을 갖췄다. 게다가 총제작비 430억 원의 상당부분을 차지한 컴퓨터그래픽의 효과 또한 볼거리를 더했다. 드라마를 위해 동원된 엑스트라도 수십만 명에 달했을 정도. 그래서인지 태왕사신기는 방영 초부터 마지막까지 시청률 1위를 놓치지 않았다. 덕분에 결말을 향해 달리는 드라마 후반부가 촬영된 충북 단양의 온달문화관광지는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태왕사신기 촬영지 중 하나가 되었다.

태왕사신기의 대미를 장식한 아불란사가 있는 곳, 연개소문 촬영장

고구려 명장 온달이 그들의 영토를 침범하는 신라군을 물리치기 위해 쌓았다는 온달산성과 정신수도를 했던 온달동굴이 있는 충북 단양군 영춘면 하리는 강원도 영월군과 맞닿아있는 곳이다.
<태왕사신기>의 후반부가 이곳에서 촬영됐다.
고구려 최고의 임금인 광개토대왕의 탄생과 성장, 그를 지키기 위한 주변 인물들의 희생과 그가 쥬신의 왕이 될 수 있도록 돕는 현무, 백호, 청룡, 주작 등 사신의 주인들이 펼치는 이야기는 이곳에서 그 결말을 맺었다.

촬영장이 있는 온달문화관광지로 들어서 제일 처음 만나는 것은 광장 중앙의 돌탑이다. 활 쏘는 장수 조각을 얹고 있는 이 탑은 온달장군 뿐 아니라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 충주호가 생기며 물에 잠긴 도담삼봉, 고구려시대의 복식 등을 담고 있어 이곳이 고구려 관련 유적과 볼거리가 있는 곳임을 알게 한다.
온달문화관광지는 연개소문촬영지, 온달산성, 온달동굴 등으로 이루어졌다. 그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드라마 '연개소문' 촬영장이다.
태왕사신기는 이곳에서 드라마 후반의 많은 장면들을 촬영했다. 태왕 담덕이 있는 국내성을 떠나 숨어사는 수지니가 기하와 담덕의 아들 아직이를 키우며 후연의 대신 집에서 아이들에게 말을 가르치며 생활하는 장면, 지원을 요청하는 후연의 서찰을 통해 그곳에 숨어버린 수진이가 있음을 알고 찾아오는 담덕 일행의 잠행 장면, 저잣거리에 숨어 담덕을 바라보는 수지니와 수지니가 근처에 있음을 알고 그리워하는 담덕, 말을 타고 장터를 질주하는 장면 등을 촬영했다.
드라마 최종 부분에서 후연의 대신이 담덕을 찾아와 북위의 대장군이 연호개이며 그들이 태왕 담덕을 화천회의 본산인 아불란사로 유인하려한다는 것을 말하는 장면, 그가 오는 길에 아이들의 말 선생이었던 수지니를 만났다는 이야기를 청룡, 백호의 주인인 처로와 주무치에게 전하는 장면, 화천회에게 낙인찍혀 그들의 조종을 받는 장군감동이 아직이를 납치해 가는 장면 등도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웅장한 비석이 서있는 왕궁 앞 광장에서는 태왕의 아들 아직이를 제물로 바쳐 하늘의 힘을 풀어내고자하는 대장로와 자신의 아들을 지키려는 기하의 싸움, 화천회 대장로와 태왕 담덕의 대결, 가오리검을 꺾어 없앰으로서 사신의 신물을 없애고 인간의 길을 선택하는 태왕과 그를 지켜보는 수지니 등 최종회 대부분의 장면이 촬영되었다.

고구려의 산성과 천연기념물이 있는 곳, 온달산성과 온달동굴

촬영장 저잣거리 끝에는 온달산성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조금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그 끝에 고구려 평원왕의 사위인 온달장군이 신 라군을 막기 위해 쌓았다고 전해지는 온달산성이 있다.
삼국시대에 쌓은 성곽으로 사적 제264호로 지정 관리되고 있는 이 산성은 하늘을 향해 솟아올라간 산자락의 한 면을 말굽처럼 감싸 올린 것이 특징이다. 둘레 683m인 성곽의 동서남북 높이는 6~10m로 일정치 않다. 남한강변 산 위에 자리하고 있어 성곽에 올라 바라보는 풍경이 그만이다. 산성을 오르지 못한 사람들도 온달산성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온달문화관광지의 광장이다. 이곳에 축소된 산성은 물론 다양한 삼국시대 문화를 보여주는 전시물들이 설치되어 있다.
산성에서 내려오면 약 4억5천만 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온달동굴이 있다. 석회암 천연동굴로 길이가 760m나 된다. 물이 많은 석회암 동굴의 특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이 동굴을 구경하려면 오리걸음을 걷는 것도 각오해야한다. 종유석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모습들을 따라 설치된 관찰로가 천장이 낮은 동굴 아래로도 통과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