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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하면 유명한 것이 상족암이요, 공룡화석지다. 동화마을은 상족암 공룡화석지를 옆에 두고 있는 남해안 어촌마을로 아름다운 한려해상 국립공원이 바로 앞 바다에 펼쳐져 있기도 하다. 이정도의 관광 자원이면 몸이 달려가기에 앞서 군침 먼저 넘어가기 마련이다. 게다가 남해안 특유의 다이내믹한 어촌체험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으니 아직 출발 전이라면 일정을 조절하여 하루 이틀 정도 체류기간을 더 늘려 잡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혼란스럽게도 ‘고성군’이 두 곳 있는데 하나는 동해안 최북단인 강원도 고성군이고 다른 하나는 남해안에 있으니 바로 동화마을이 있는 경상남도 고성군이다. 마을은 상족암과 함께 고성군에서도 남서쪽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마을에 처음 들어서면 건물 지붕을 공룡 등짝으로 표현한 특이한 모습의 체험관 건물이 눈에 띈다. 재밌는 건물만큼이나 재밌는 체험 프로그램이 많이 기다리고 있으리라. 이곳의 주종목으로는 바지락을 잡을 수 있는 갯벌체험과 개맥이 체험이 대표적이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동해안, 서해안, 남해안의 특징이 각기 다를 수밖에 없는데 남해안은 대체로 서해안과 동해안의 특성을 두루 지녔다. 동화마을도 예외는 아니다. 바지락잡기와 개맥이 체험은 서해안의 특징을 잘 활용한 프로그램이다. 또, 동해안의 시원하고 남성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바다낚시나 유람선 투어 같은 프로그램도 있어서 취향 따라 즐길 수 있다.
여러 체험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인기를 모으는 체험은 단연 개맥이 체험이다.
‘개메기’, ‘개막이’ 라고도 불리는 개맥이 체험은 조수 간만의 차가 큰 바다에 그물을 쳐 놓고 밀물 때 들어온 물고기들을 썰물 때 그물에 걸리게 해서 잡는 전통 어법이다. 개맥이 체험으로 잡은 우럭, 놀래미, 숭어 같은 활어들은 그 자리에서 횟감으로 변하거나 매운탕이 되어 관광객들의 저녁 식탁에 오른다. 이렇게 먹는 회나 매운탕은 서울의 유명 횟집에서 먹는 그것과는 비할 수 없는 바다 맛을 지녔으니 술도 덩달아 ‘술술’이다.
이색 프로그램도 있다. ‘장어 달리기’는 미끈거리는 장어를 잡고 달리는 게임인데 징그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서 시종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개맥이 체험과 비슷한 원리의 독살체험과 야간에 횃불(랜턴)을 들고 물 빠지는 간조선을 따라 고동이나 낙지 같은 갯것들을 잡는 횃불체험(해바리 체험)도 물때만 잘 맞으면 큰 조황을 올릴 수 있어서 추천할 만하다.
마을에는 소을비포성지라고 하여 역사 유적지도 있다. 바닷가에 돌출된 낮은 야산에 쌓은 산성인데 조선 전기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성하였다. 성벽과 성문이 복원되어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데 성곽을 밟고 걷다보면 아름답고 평화로운 어촌마을의 여유로움을 발밑으로 내려다 볼 수 있다. 가을철의 마을 해변가는 군데군데 고구마와 멸치가 점령하고 있다. 청정 바다의 향을 그대로 지닌 멸치는 마을의 대표적인 특산물이다. 얇게 썰어서 건조시키는 고구마는 술 만드는데 쓰이는 주정용으로 납품을 한다.
동화마을의 매력은 상족암 공룡화석지와 한려수도 유람선 관광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상족암은 하이면 덕명리 해안에 형성된 군립공원으로 발달된 해식애와 해안 절경이 마치 밥상다리 같다고 하여 ‘상족(床足)’이란 이름이 붙어졌다. 여러 개의 다리 모양 같다는 뜻으로 ‘쌍족(雙足)’이라고도 불리는데, 마치 부안 변산의 채석강을 연상시키는 듯 수만 권의 책을 쌓아 층을 이룬 모습으로 아름다운 절경을 연출해 내고 있다. 특히 이곳이 유명한 것은 널찍한 갯바위에 줄을 지어 새겨진 공룡 발자국 화석 때문. ‘호남의 쥐라기 공원’이 해남 우항리라면 고성은 ‘영남의 쥐라기 공원’이다. 상족암 군립공원 해안가만 해도 6km 일대에 3,000여 개의 중생대 백악기 공룡 발자국들이 있다. 용각류, 조각류, 수각류 그리고 새 발자국 화석까지 다양하게 관찰되고 있는데 큰 것은 30cm가 넘는 것도 있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캐나다와 함께 세계3대 규모라고 한다. 상족암에는 해안 탐방로가 잘 갖추어져 있어서 기암단애와 공룡발자국을 안전하게 살펴볼 수 있다. 이곳에는 기이한 절경에 어울리는 재미있는 전설이 하나 전해진다. 새 옷을 좋아하는 옥황상제를 위하여 하늘에서 내려 온 선녀들이 상족암의 아름다운 절경을 베에 담아 옥황상제의 옷을 짰다고 하는데 탐방로 끝의 작은 동굴에는 선녀들의 목욕탕이라는 선녀탕이 남아 전해진다.
바로 위에 공룡박물관도 들러보자. 상족암 탐방로하고 길이 이어져 있어 걸어서 함께 둘러볼 수 있는 동선이다. 높이 24m의 커다란 공룡모습의 조형물이 인상적인 공룡박물관에는 다양한 공룡화석과 공룡 관련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관람객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특히, 복잡한 공룡 이름도 줄줄 꿰고 있는 어린이들은 바닷가에 펼쳐진 공룡 세상에 세상 어느 테마파크나 놀이공원보다 재미있어 한다. 마을에서 출발하는 한려해상 유람선은 사랑동굴, 동백섬, 논개도, 장구도, 병풍바위 등의 절경들을 두루 돌다 들어온다. 바다에서 바라본 상족암은 해안 탐방로에서 바라보는 그것과는 또 다른 맛이며 시원한 바닷바람과 유람선 특유의 아날로그 음악이 더해져 오래도록 추억으로 가슴에 남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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