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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만성질환, 뱃살과의 전쟁(박민선 교수 / 서울대학교 가정의학과)

병원과 의사가 없던 예부터 병 없이 장수하던 사람들은 있었다. 이는 사람이 무엇을 먹고, 어떻게 움직이며 생활하느냐가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물주가 만들어 준대로 열심히 몸을 움직이며 산다면 건강에 큰 문제가 없겠지만, 요즘은 맛있는 것들이 많아 식욕을 참기 어렵고,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큰 불편함 없는 편리한 생활을 하다 보니 뱃살이 느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그런데 문제는 눈에 보이는 뱃살뿐이 아니다. 뱃살이 늘어나면서 고혈압, 당뇨, 심장병, 나아가 암의 위험도 증가하고 있으니 누구도 뱃살 걱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한국인은 체중만으로는 비만하지 않지만, 배만 볼록하게 나온 복부 비만은 서구인들에 비해 흔하다. 배꼽을 중심으로 허리 둘레가 남성은 90cm 이상, 여성은 85cm 이상인 경우 복부비만이라고 하는데, 이때부터 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의 위험이 증가되어 건강상 문제가 나타나게 된다.

그럼 어떻게 해야 뱃살의 위험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우선 뱃살을 빼기 위해서는 세끼 식사를 반드시 해야 하고, 아침 식사량을 줄이지 말고 적정량을 먹어야 살이 찌지 않는다. 반면 점심과 저녁은 평상 시의 2/3으로 줄인다.

살이 잘 찌는 체질을 가진 분들이라면 아침과 점심의 식사량을 줄이면 저녁에 식욕을 참기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런 경우 소화력이 왕성해지는 저녁에 폭식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가급적 몸이 배고픈 상태가 되지 않도록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 좋다.

둘째, 매 끼니 사이에 간식을 조금씩 먹는다. 물론 열량이 적은 것을 먹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식사 사이에 우유 한 잔이나 오이, 당근, 방울토마토 같은 채소류를 간단하게 먹는 것이 뱃살을 빼는 데 도움이 된다.

셋째, 배 고플 때 식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배가 고프지 않더라도 앞으로 쓸 에너지만큼 미리 먹어두는 것이 좋다. 즉 내가 점심시간 이후에 활동량이 많아진다면 배가 조금 덜 고프더라도 점심식사를 제대로 해야 한다. 우리 몸은 제때 음식을 먹지 않으면, 뇌가 근육단백질을 사용하게 되어 근육량이 줄고 기초대사량이 떨어진다.

사람이 무엇을 먹고, 어떻게 움직이며 생활하느냐가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밥, 국수, 빵 등의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우리나라 중년 여성들의 뱃살이 느는 가장 큰 이유가 식사는 대충 때우고 간식으로 떡이나 빵과 과일을 지나치게 많이 먹기 때문이다. 중년 남성 뱃살의 주범은 밤에 먹는 술과 안주이다.

그렇다면 뱃살을 빼는 특별한 운동이 있을까? 물론 운동의 종류도 중요하겠지만, 뱃살을 빼는 데는 운동 시간도 중요하다. 체지방만을 줄일 목적이라면 공복에 하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당 대사 능력에 이상이 생기기 쉬운 중년층, 노년층이라면 운동은 가급적 저녁 식후에 하는 것이 뱃살을 줄이는 데 가장 좋다. 걷기부터 시작해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마무리하는 운동을 주 2회 정도 하는 것이 좋다. 물론 운동을 할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적정한 식사와 휴식도 중요하다.

뱃살과의 전쟁에서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조급함’이다. 지금 당장 효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꾸준히 위의 생활 수칙을 실천한다면 천고마비의 계절, 뱃살에서 자유로워질 것이고 만성 질병의 위험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N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