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2일(금) ~ 23일(토), 몸이 불편한 친구들과 그 가족, 국민연금공단 직원, 그리고 청소년 오지탐사대 등 약 150여 명이 모여 조금 특별한 캠핑을 떠났습니다. 오전 9시, 국민연금공단 본부에 모여 조금은 어색한 첫인사를 나누고 충북 괴산군에 위치한 캠핑파크로 향했습니다. 저와 1박 2일을 함께하게 된 친구는 출산 예정일보다 4개월 일찍 세상에 나와 지적, 지체 장애를 가지게 된 친구였습니다. ‘친구야, 안녕!’ 처음 말을 걸자 환하게 웃으며 ‘안녕, 언니~ 우리 같이 저기 가자’라며 저를 이끌었습니다. 그 친구의 미소는 눈이 부실 정도로 맑고, 밝았습니다.
그들과의 공감 시간캠핑장에 도착해서 간단히 식사를 한 뒤 수영장에서 시원하게 물놀이를 하였습니다. 뜨거운 햇빛 아래에서 행사에 참여한 모두가 똑같이 물놀이를 즐겼고, 마치 친한 친구, 한 가족처럼 금방 가까워졌습니다.
저녁 식사 후에는 가족단위로 옹기종기 모여 ‘가족신문 만들기’, ‘소품으로 변장하기’ 등의 다양한 레크레이션을 하였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우리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알게 되었다는 한 어머니 말씀이 오래 가슴에 남았습니다. 음악만 나오면 신나게 춤을 추던 친구, 발레리나가 꿈이라며 다리찢기를 보여주며 자랑스러워하던 친구, 겨울왕국의 OST를 부르던 친구…. 평소 우리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은 너무 평범한 모습들이었습니다.
그렇게 훈훈했던 시간을 마치고 캠핑의 하이라이트인 캠프파이어를 하기 위하여 운동장에 모두 모였습니다. 참여 가족 1명, 국민연금 직원 1명, 자원봉사자 1명 등 각 그룹들의 대표자가 모여 점화를 했고, 가족들이 자녀들에게 쓴 편지를 낭송하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서로 울며 웃으며 포옹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까만 밤하늘과 송송히 박힌 별들, 그리고 숲 속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 지금 내가 눈으로, 감촉으로 보고 느끼는 모든 것들이 아름답게 여겨졌습니다.
장애인 친구들에게 자연과 함께하는 기쁨을 전해주고, 이들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취지로 마련된 캠프였습니다. 캠프를 마무리하며 저는 깨달았습니다. 자연과 교감할 줄 알고,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 감사하고, 낯선 우리들에게도 격의 없이 웃어주고 장난치는 그 친구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리고 단지 그 친구들과 가족분들은 자신과 공감해줄 누군가가 절실히 필요했다는 것을 말입니다. 오후 4시 서울 도착. 헤어짐을 앞두고 저의 친구는 고개를 푹 숙이며 서운함에 얼굴이 빨개지고야 말았습니다. 저도, 모든 분들도 각자의 자리로 곧 돌아가겠지만 이토록 진한 여운을 준 그 시간에 감사하며 추억을 되새길 것입니다. NPS
제25차 장애인과 함께 떠나는 공감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