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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의 풍경

눈의 전설(황주은 / 서울시 성북구)

빙하기 때 떠난 영혼들의 소원은 초록별에 다시 한 번 오고 싶은 것 그 그리움의 덩치가 너무 커 올 수 없었지 조각조각 몸을 부수어 공중의 깃털이 되어야만 했지 몇 만 년이나 보고 팠던 땅과 바다 부드러운 입맞춤을 끝내자 온몸이 굳어버리고 하늘로 오르는 길을 잊었다네 검은 눈물로 흐르다 얼어버린 강으로 스미는 것을 햇빛의 팔이 담뿍 안아 하늘로 올려 주었다지 쉿, 지금도 그들이 오는 거야 우리가 눈부셔 할까 봐 밤 몰래 사각거리며 왔다 가지 못 견디게 그리운 사람이 있어 하얗게 천만번 영혼을 부수고 사무친 그 집 앞을 서성이다 돌아오던 우리네 스물 한 살의 유적처럼. NPS

신문의 매력(이옥출 / 부산시 사하구)

나는 전업주부지만 날마다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버릇처럼 하는 일이 있다. 신문을 읽는 일이다. 우리집에서는 중앙지와 지방지를 각각 하나씩 정기적으로 구독한다. 신문은 내게 많은 정보와 지식과 지혜를 준다. 그래서 하루라도 신문을 보지 않으면 그야말로 입안에 가시가 돋는 기분이다.

아침에 일어나 배달된 신문을 대하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설렌다. 오늘은 어떤 색다른 기삿거리가 있는지, 혹은 내가 몰랐던 새로운 정보나 지식이 있는지 확인하는 일은 아주 즐겁고 유쾌하다. 그래서 잔뜩 기대를 안고 신문을 꼼꼼하게 읽는다. 또한 신문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는 나의 감각을 자극해 정신이 번쩍 들게 한다.

신문은 볼수록 매력적이고 내게 삶의 위안과 힘을 준다. 바른 세상을 위해 쓴 소리를 기탄없이 하고 독자를 위해 기사를 정성스럽게 만드는 기자들의 치열하고 투철한 사명감이 돋보인다. 정론과 직필을 지향하는 신문의 소명의식이나 종사자들의 열렬한 직업정신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신문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에 대한 정보를 객관적으로 제공하고, 사회현상에 대한 해설과 논평을 가하며, 독자들에게 읽는 즐거움을 주고, 상품이나 시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그래서 현대 교양인이라면 신문은 필수적으로 접해야 하는 대중매체다.

그런데 요즘은 지식과 정보가 경쟁력인데도 신문을 보는 인구가 점차 줄고 있어 안타깝다. 인터넷 게임과 텔레비전 시청 등 영상물엔 큰 관심을 보이면서도 활자매체인 신문에는 무관심한 사람이 많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신문이나 책 읽기를 소홀히 하는 듯해 걱정이다. 활자매체 자체를 싫어하고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유희나 향락에 젖어 사는 사람이 즐비하다.

신문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지적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지식정보화 시대의 필독 매체다. 날마다 신문만 제대로 읽어도 치열한 경쟁시대를 지혜롭게 헤쳐 나갈 수 있다. 신문은 가난한 사람을 부유하게 만들고 부유한 사람을 존귀하게 만드는 정신문화의 보물창고다. 지금 당장 자신의 취향에 맞는 신문 한두부 골라 꼼꼼하게 읽어 보자. 신문은 그대의 인생을 화려하고 풍요롭게 가꿔 주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NPS

인생 2모작(최정욱 / 서울시 서대문구)

요즘이야 ‘100세 시대’가 흔한 말이 되었지만, 20년 전만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수명이 길어지리라고는 생각 못했었다. 당시에는 서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로 고민할 정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IMF를 기준으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 전에는 지금처럼 자영업이 많지도 않았고 40대에 명퇴라는 말도 없었으며, 노후준비에 대한 인식도 지금처럼 심각하진 않았다. 직장은 평생 다니는 것으로 여겨졌고, 지금처럼 취업이 힘들지도, 빈부의 격차가 심하지도 않았다.

막연하게 ‘40세가 넘으면 잘 살겠지’라고 생각만 했을 뿐, 내가 일거리를 찾아다니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현실은 생각보다 냉정했다. 이제 내리막길만 남았다는 생각에 눈앞이 아득했다. 천천히 내려가고 싶지만 마음과 다르게 급속도로 하락하는 듯한 느낌을 받고, 눈도 침침하고, 여기저기 군살까지 붙으니 젊음과는 영 멀어지는 느낌이다.

진작 인생 2모작이니, 3모작이니 하는 말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나의 근시안이 문제였는지, 고령자를 환영하지 않는 사회분위기 탓인지 40세의 나는 갈 곳을 잃어버렸다. 실업급여를 타는 동안은 나름 여유가 있었지만 그 기간은 곧 끝이 났고 앞으로 인생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할지 방향조차 가늠할 수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학원에서 만났던 언니가 생각났다. 그녀가 45세 되던 해에 무기계약직이 되었다며 기뻐하는 모습이 생각났다. 고용지원센터에서 고객들의 직업을 상담해주는 업무를 하고 있는데 의외로 고령 구직자가 많다고 이야기했었다. 그러면서 너무 급히 일자리를 구하는 것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돈을 벌수만 있다면 어디든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생각하니 그녀의 말이 맞는 듯싶다. 요즘은 될 수 있는 대로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정기적으로 여성인력개발센터에 나가 정보를 구하고 있다. 진작 장기적인 관점으로 직업 설계를 했으면 좋았을 것을... 후회는 되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오늘이라는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겠다고 다짐해본다. N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