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
우리 가족의 수호천사

글 조수연

저는 혈액 투석 환우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혈압이 올라서 병원에 갔습니다. 거기서 소견서를 받고 다시 큰 병원에 갔는데 결국 신장에 이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신장이 콩팥이란 것만 알고 그 기능에는 거의 무지해서, 치료보단 당장 생계를 위해 몸을 혹사했습니다.
그렇게 신장 기능 이상을 초기에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받을 여유가 없어 약 2년 반이 흐르는 사이에 증상이 급속히 악화되어 혈액 투석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결혼 17년 동안 참 고생을 많이도 했는데 이제 좀 먹고 살만하니 이런 큰 병에 걸리다니’ 같은 하늘에 대한 원망 보다 ‘내가 많이 아프니까 이젠 좀 쉴 수 있겠구나!’ 라는 기대감이 솔직히 더 컸습니다.
그동안 베이비시터를 비롯해 각종 알바에 부업에, 일에 치여 살아온 만큼 좀 쉬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세상은 그리 생각처럼 쉽게 살아지지 않았습니다. 투석을 하게 되면 산정특례라는 복지제도로 병원비가 많이 감면된다고는 하나, 그럼에도 투석비, 주사비, 약제비에, 집에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병원까지 차비에, 왕복 4시간, 투석 4시간. 병원 한번 갔다 왔다 하는데 들어가는 시간만큼 점심 한 끼는 밖에서 해결하다 보니 식비까지. 고등학교 두 아이를 키우는 일반 가정의 특성상, 남편 월급은 대출금에 아이들 가르치는 비용 대기도 부족한 상황이라 제가 벌어 제가 생활하는 상황에서 투석하면 생활에 좀 더 여유가 생길 줄 알았더니 비용 부담이 가중되어 생활이 더 어려워지더군요.
주5일 근무하고 쉬는 2일은 투석 받으러 다니는 저를 보면서 안타까워하던 직장 동료가, “전에 회사 다니던 중에 발병되었다며? 국민연금 장애연금 한번 알아봐!” 라고 권유 했습니다.
월급 때마다, “참 많이도 떼어간다. 이거 안 내고, 나중에 안 받으면 안 되나? 연금 안 받아도 되니 그냥 그동안 낸 것 그냥 돌려주지.” 하면서 중얼거리게 만들었던 국민연금이었습니다.

“국민연금 그거 나중에 65세 돼서 받는 것 아니에요?” 하고 물었더니, “응, 그게 노령연금 말고 장애연금도 있대. 밑져야 본전인데 한 번 알아봐.” 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날 바로 인터넷 검색하고 국민연금에 전화해보고. 참 바쁘게 움직였네요.
며칠 후 안내받은 서류를 준비하고 국민연금에 갔습니다.
“젊은 나이에 어쩌다가…” 하시면서 많이 다독거리고 위로해 주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부족한 서류는 직접 병원에 전화해서 발급을 도와주시고. 공공기관 직원들 하면 쌀쌀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때 그 평택지사 과장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서류 접수를 마치고 되든 안 되든 시도는 해 봤으니 후회는 없다고 생각하며 돌아왔는데, 일주일도 지나기 전에 연락이 왔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국민연금 장애연금 2급 지급 결정이 되었습니다.”
약 34만 원 가량의 연금이 매달 지급된다고 합니다. 그동안 심장이 저려 죽을 것 같아도 병원비가 아까워서 칼륨약 들이키고 심장 두드려가며 참았는데, 이제 미련하게 참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국민연금이란 수호천사 덕에 이제 조금은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마워요, 국민연금!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국민연금 수기 공모전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