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살롱
트로트의 봄날이
시작되다
시작되다
바야흐로 트로트 전성시대에 돌입했다. 애절하고 간드러진 목소리로 ‘헤일수 없이 수많은 밤’의 한(恨)을 노래하던 트로트가 ‘내 나이가 어때서’를 외치며 흥겹게 돌아왔다. 2000년대 초반 젊은 트로트 가수들이 등장해 반짝인 기를 끌더니 지금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전 세대에 트로트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노래로 전하는 힐링
1990년대 HOT와 젝스키스가 있었다면 그 이전에는 남진과 나훈아가 있었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에 일본의 엔카에서 비롯된 트로트는 한국적 색채가 더해져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대중에게 향유됐다. 비록 1990년대 댄스 열풍이 불면서 트로트가 고속도로 휴게소, 또 관광버스에서나 들을법한 음악으로 여겨진 시절도 있었지만 최근 방영된 트로트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인기에 힘입어 다시 대중가요계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트로트는 성인가요로 인식되며 젊은 세대들에게는 외면받는 장르였다. 트로트는 아이돌로 데뷔하지 못한 가수 지망생이 차선책으로 택하는 틈새시장이었다. 음악의 장르적 인기보다는 가수 개인이 가진 능력과 끼에 기대야 했고, 트로트 유닛을 결성한 아이돌의 인기에 편승해 반짝 화제 몰이를 하곤 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트로트는 성인가요로 인식되며 젊은 세대들에게는 외면받는 장르였다. 트로트는 아이돌로 데뷔하지 못한 가수 지망생이 차선책으로 택하는 틈새시장이었다. 음악의 장르적 인기보다는 가수 개인이 가진 능력과 끼에 기대야 했고, 트로트 유닛을 결성한 아이돌의 인기에 편승해 반짝 화제 몰이를 하곤 했다.
이렇게 비주류로 여겨지던 트로트가 최근 들어 거센 반격에 나섰다. 트로트에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한 것은 TV조선에서 ‘내일은 미스트롯’이 방영된 후부터다. 송가인이라는 스타를 배출하며 트로트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저변을 바꾸었다. 모바일 플랫폼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기 시작한 젊은 세대를 대신해 TV의 주요 시청자층으로 자리잡은 중장년층의 취향을 적절히 공략한 결과다.
‘미스트롯’으로 점화된 트로트에 대한 관심은 ‘미스터트롯’ 방영을 통해 단숨에 타올랐다. 집안에 머물면서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고, 자녀세대와 부모세대가 함께 TV 앞에 모이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다. 안 그래도 힘든 세상 코로나19로 인해 우울함은 극에 달했고, 모든 것이 멈춰버린 현실 속에서 ‘미스터트롯’은 희망을 보여줬다. 일반 국민들이 참여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인 만큼 수많은 사연을 가진 참가자들이 등장했고 그들의 절절한 사연들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감동시켰으며 따듯한 위로를 전해왔다. 무명의 이웃에서 이제는 스타가 된 그들의 모습은 포기하지 않고 정진해 나가면 언젠가는 성공할 수 있다는 기적같은 희망을 다시 한번 우리에게 남겼다.
‘미스트롯’으로 점화된 트로트에 대한 관심은 ‘미스터트롯’ 방영을 통해 단숨에 타올랐다. 집안에 머물면서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고, 자녀세대와 부모세대가 함께 TV 앞에 모이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다. 안 그래도 힘든 세상 코로나19로 인해 우울함은 극에 달했고, 모든 것이 멈춰버린 현실 속에서 ‘미스터트롯’은 희망을 보여줬다. 일반 국민들이 참여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인 만큼 수많은 사연을 가진 참가자들이 등장했고 그들의 절절한 사연들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감동시켰으며 따듯한 위로를 전해왔다. 무명의 이웃에서 이제는 스타가 된 그들의 모습은 포기하지 않고 정진해 나가면 언젠가는 성공할 수 있다는 기적같은 희망을 다시 한번 우리에게 남겼다.
영향력 있는 문화콘텐츠, 트로트
시청률 35.7%, ‘미스터트롯’ 방송을 마무리하며 남긴 기록이다. 1,000만 명의 시청자가 ‘미스터트롯’ 출연자들의 노래에 함께 웃고 울었다. 지상파 종편 예능 시청률의 새역사를 쓰며 국민 예능으로 등극했다. 정통 트로트가 지니고 있던 매력에 이미 검증받은 국민 참여 서바이벌 형식을 통해 트렌디함을 덧입혀 트로트를 즐길 수 있는 세대의 폭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소비력이 있는 50~60대가 강력한 팬덤으로 등장했다. 음원다운, 스트리밍, 팬클럽 가입, 오프라인 모임, 조공 등 소녀팬들의 전유물인 것 같았던 덕질문화의 새로운 주역으로 부상했다. 응원봉과 슬로건을 들고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를 위해 열렬히 응원하는 중장년층의 모습은 더는 낯선 풍경이 아니다. 음반 구입과 콘서트 예매는 기본이며, MD상품 구입도 마다하지 않는다. 나를 위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 이들이 좋아하는 가수를 위해서도 기꺼이 지갑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뉴트로 문화에 흠뻑 빠져 있는 밀레니얼 세대 역시 트로트 열풍에 동참했다. 회식 자리나 모임, 장기자랑과 같은 행사 때 감초 같은 역할로 등장했던 트로트가 이제 주인공이 된 것이다. 중장년층의 노래, 조금은 촌스럽다는 편견의 뉴트로감성이 내적 댄스를 불러일으키는 흥겨운 멜로디로 인식되면서 플레이리스트에 트로트를 한 곡 한 곡 담기 시작한 것이다. 부모님 세대의 가수가 아닌 또래의 젊은 가수가 반짝이 의상 대신 슈트를 입고, 파워풀한 댄스를 추는 모습에 더욱 거부감 없이 트로트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한국 예능 대표 MC인 유재석은 트로트 열풍에 속도를 더 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 뽕포유>에서 그는 신인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데뷔하면서, 트로트 분야의 숨은 장인들까지 재조명했다. 작사가, 작곡가를 만나서 곡을 받고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고, 다른 방송사의 아침방송에 출연하는 모습들을 가감 없이 담아냈다. 놀라움과 색다른 흥미를 불러 일으키며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에게 트로트라는 장르가 지닌 매력을 접하게 했다.
유산슬의 데뷔곡 ‘사랑의 재발견’의 유튜브 영상 조회수는 366만이며 작년 연말 진행된 ‘미스트롯 진선미와 함께하는 디너쇼’의 경우 30초 만에 전석 매진되는 기록을 남겼다. 트로트가 가요계 주류 장르의 하나로 떠오르며 음악 시장에 일어나기 시작한 변화이며, 가능성과 영향력을 모두 지닌 문화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소비력이 있는 50~60대가 강력한 팬덤으로 등장했다. 음원다운, 스트리밍, 팬클럽 가입, 오프라인 모임, 조공 등 소녀팬들의 전유물인 것 같았던 덕질문화의 새로운 주역으로 부상했다. 응원봉과 슬로건을 들고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를 위해 열렬히 응원하는 중장년층의 모습은 더는 낯선 풍경이 아니다. 음반 구입과 콘서트 예매는 기본이며, MD상품 구입도 마다하지 않는다. 나를 위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 이들이 좋아하는 가수를 위해서도 기꺼이 지갑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뉴트로 문화에 흠뻑 빠져 있는 밀레니얼 세대 역시 트로트 열풍에 동참했다. 회식 자리나 모임, 장기자랑과 같은 행사 때 감초 같은 역할로 등장했던 트로트가 이제 주인공이 된 것이다. 중장년층의 노래, 조금은 촌스럽다는 편견의 뉴트로감성이 내적 댄스를 불러일으키는 흥겨운 멜로디로 인식되면서 플레이리스트에 트로트를 한 곡 한 곡 담기 시작한 것이다. 부모님 세대의 가수가 아닌 또래의 젊은 가수가 반짝이 의상 대신 슈트를 입고, 파워풀한 댄스를 추는 모습에 더욱 거부감 없이 트로트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한국 예능 대표 MC인 유재석은 트로트 열풍에 속도를 더 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 뽕포유>에서 그는 신인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데뷔하면서, 트로트 분야의 숨은 장인들까지 재조명했다. 작사가, 작곡가를 만나서 곡을 받고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고, 다른 방송사의 아침방송에 출연하는 모습들을 가감 없이 담아냈다. 놀라움과 색다른 흥미를 불러 일으키며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에게 트로트라는 장르가 지닌 매력을 접하게 했다.
유산슬의 데뷔곡 ‘사랑의 재발견’의 유튜브 영상 조회수는 366만이며 작년 연말 진행된 ‘미스트롯 진선미와 함께하는 디너쇼’의 경우 30초 만에 전석 매진되는 기록을 남겼다. 트로트가 가요계 주류 장르의 하나로 떠오르며 음악 시장에 일어나기 시작한 변화이며, 가능성과 영향력을 모두 지닌 문화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전 세대를 매료시킨
트로트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트로트가 지닌
통속적인 가사와 구성진 가락
그리고 한국인이라면
빠져들 수밖에 없는
신파적 감성에 있지 않을까
마음을 대변하는 따듯한 위로
전 세대를 매료시킨 트로트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트로트가 지닌 통속적인 가사와 구성진 가락 그리고 한국인이라면 빠져들 수밖에 없는 신파적 감성에 있지 않을까. ‘난 이제 지쳤어요’라는 체념의 말 뒤에 ‘땡벌땡벌’이라는 구호를 붙이는 아이러니에는 뻑뻑한 삶에 허덕이고, 그 무게에 아파하면서도 끝끝내 버텨냈던 중년들의 마음이 담겨있다. 투박하면서도 촌스럽고 직설적인 가사는 답답하기 그지없는 우리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대변해준다. 트로트와 함께 성장했던 중년층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심적 위로를 전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 트로트를 새롭게 접하게 된 젊은 세대에게는 시원시원한 흥겨움을 불러일으킨다. 각박해진 사회와 불안하기만 한 장래, 또 코로나19로 인한 우울한 시대적 분위기로 지쳐있던 사람들에게 봄바람처럼 불어온 트로트 열풍은 한줄기 위안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