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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여름 건강하게 나는 법 - 조물주의 선물, 땀(글 : 박민선 교수 / 서울대학교 가정의학과)

고혈압, 당뇨로 약물 치료 중이던 75세 여성. 요즘 지구 온난화 현상의 영향인지, 이전보다 여름철이면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리게 되어 속옷을 하루 3번 정도 갈아 입게 된다고 했다. 또한 이렇게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는 하루 종일 에어컨에 의존하게 되어 식욕이 떨어지고 소화도 잘 되지 않고, 목이 칼칼하고 코와 목이 지나치게 마르고, 손발이 차며 머리가 띵한 증상이 나타나 자꾸 눕게 된다고도 했다.

특별히 힘든 육체노동을 하지 않는 분들도 여름에 심하게 땀을 흘리게 되는 이유는 무엇이며,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해야 더위를 먹지 않고 여름을 날 수 있을까?

조물주는 무더운 여름에 체온을 유지하고 생존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땀’이라는 선물을 주었다. 땀은 체온을 조절해 주기도 하고, 우리 몸의 노폐물을 제거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땀을 통해 우리 몸의 노폐물을 적절히 제거해 줌으로써 염증에 의해 생기는 만성질환, 암, 퇴행성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현대인은 문명의 이기로 인해 하루종일 에어컨을 켜고 지내게 되어 조물주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리지 않게 되었다.

여름은 자연스럽게 땀을 흘려 노폐물을 제거해야 하는 계절인데 오히려 현대인들은 몸의 체온을 떨어 뜨려 혈액 순환이 잘 되지 않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혈액 순환이 원활치 않으니 머리도 아프고, 손발이 차고 소화도 잘 되지 않거나 잦은 복통, 설사 등 냉방병에 따른 다양한 증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조금만 무리를 하게 되면 면역력이 떨어져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를 달고 살거나, 수족구병, 장염에 걸리는 등 여름에도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가급적 실내 온도와 실외 온도 차이를 5~10도 이상 나지 않도록 유지하고, 1~2시간에 10~20분 정도는 환기를 해 주거나, 건물밖으로 나가서 자연의 공기를 수시로 마셔 주는 것이 필요하다.

오랜 동안 인류는 농사를 지으면서 사계절 중 여름철에 가장 많이 움직이도록 적응이 되어 있다. 인간의 몸은 이미 그렇게 적응이 되어 있는데 날씨가 덥다고 움직임을 줄여버리면, 몸 속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소화가 잘 되지 않거나, 더위를 먹고 지쳐서 더욱 움직이기 힘들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따라서 아무리 더워도 집에서라도 조금씩 자주자주 움직여야 체력 저하를 막을 수 있고, 건강하게 여름을 날 수 있는 것이다.

땀은 체온을 조절해 주기도 하고, 우리 몸의 노폐물을 제거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이렇듯 여름에 땀을 흘리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몸 속 혈액이 농축되어 겨울철뿐만 아니라 여름철에도 뇌졸중, 심장병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쉽게 피로감, 두통,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을 느끼기도 한다. 우리가 땀을 흘린다는 것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가끔 몸을 지탱하기 힘들어지면서 식은땀이 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연로하신 어르신들의 경우 여름철에 기운이 떨어져 혈압 유지가 어려워지면 식은땀을 흘리게 된다. 같은 ‘땀’이지만 이런 경우 더워서 땀을 흘린다기보다는 땀을 흘린 후 서늘함을 느끼게 된다. 이때에는 입맛이 없더라도 국물이나 수분이 많은 제철과일 등 음식을 조금씩 먹고, 가볍게 움직이기를 규칙적으로 반복하여 더위로 인해 몸의 균형을 잃는 것을 예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더운 여름에는 바로 몸의 연료로 쓰이게 되는 시원한 과일 등의 당분을 찾게 마련이다. 그러나 과로를 자주 하게 되는 분들이나 노약자들은 살코기, 생선과 같은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운 날씨에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체력 소모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조물주가 준 선물, ‘땀’은 지나치게 많이 나도 ‘탈’, 적게 나도 ‘탈’이다. 연일 연중 최고 기온을 기록하는 올 여름, 지나친 과로를 막고 적절히 움직이며 적당히 땀을 내야 건강하게 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