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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여행기

싱그러운 초록, 순천으로 떠나는 여름 여행(글 : 양수현 주임 / 국민연금공단 순천지사, 사진 제공 : 광주일보·순천시) 온 세상이 푸르름으로 눈부시다. 따사로운 볕 아래 살랑이는 초록빛 바람결이 향기롭다. 신록으로 수놓은 정원은 햇살과 바람이 한데 어우러져 찬란하다. 봄날 청보리 밭과 같은 싱그러운 순천만부터 풍차가 돌아가는 네덜란드 정원까지 만날 수 있는 곳, 과거와 현재를 함께 만날 수 있는 이곳은 친환경 생태도시 전라남도 순천이다.

국내 최대 갈대군락, 세계 5대 연안습지 ‘순천만’호남고속도로 서순천 IC를 빠져나온 뒤 벌교방향 2번 국도를 타고 순천청암대학 앞길에서 좌회전해 3km를 가다 보면 순천만이 나온다. 순천만의 최고 비경은 광활한 갯벌과 갈대밭. 수천 년의 시간 동안 강물과 바닷물이 오가며 형성된 너른 갯벌과 S자로 굽이치는 수로를 따라 손을 흔드는 푸른 갈대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49만5867㎡(약 15만 평)에 달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갈대군락인 순천만은 김승옥의 소설 ‘무진 기행’의 무대이자 국내 연안습지 최초로 람사르협약(습지와 물새 서식지 보호에 관한 국제환경협약)에 등록된 생태계의 보고다. 흑두루미를 비롯한 재두루미·노랑부리저어새 등 140여 종의 철새들이 몸을 쉬어가고 다양한 갯벌 생물들과 습지식물들이 함께 어우러진 생명의 장이다. ‘순천만’ 하면 짙은 갈색의 갈대 군락이 펼쳐지는 가을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여름 순천만을 가본 이들이라면 짙은 푸름에 반하고 만다.

1. 초여름 찾은 순천만은 싱그러운 푸름으로 찾는 이들을 설레게한다. 2. 순천만을 찾은 여행객들이 갈대길을 걸으며 여름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바람결 따라 시원하게 연주하는 갈대의 노랫가락이 찾는 이들을 설레게 하기 때문이다. 순천만의 첫 관문인 대대포구 앞 아치형 무진교를 건너면 광야에 펼쳐진 갈대밭이 시야를 가득 메운다. 사람 키만큼 자란 갈대들은 갯바람에 사각거리는 소리를 내며 나부낀다. 청록의 갈대가 바람을 따라 눕고, 다시 일어선다. 간조 때가 되면 물이 빠진 갯벌에서는 농게 군단이 춤을 춘다. 순천만의 황홀한 일몰을 오롯이 만나기 위해선 용산 전망대를 찾아야 한다. 용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너른 순천만 모습은 마치 우주세계를 보는 듯 기이하다. 또 여인의 곡선처럼 아름다운 S자형 물길, 해질 무렵 석양에 물든 갯벌과 갈대밭은 보는 이의 가슴을 요동치게 한다. 갈대밭 산책로에서 전망대까지 거리는 약 1㎞, 성인기준 왕복 1시간 20분이 소요된다. 결코, 만만한 코스가 아니니 편한 복장은 필수.

3. 우리나라 대표 연안습지인 순천만 4. 순천만의 일몰

사람과 자연이 교감하는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10/20)순천만에서 자연이 빚은 정원을 봤다면, 이젠 사람이 만들어놓은 정원을 봐야할 터…. 순천만에서 승용차로 10분 가량 왔던 길을 되돌아가면 ‘2013 순천만 국제 정원박람회장’이 보인다. 중국·프랑스·네덜란드·독일·이탈리아·스페인·일본 등 23개국 83가지 정원이야기가 펼쳐진 이곳은 거친 마음을 부드럽게 위로하는 치유의 공간이다. 박람회장 전체 면적은 천혜의 경관인 순천만 갈대밭까지 포함해 111만2000㎡(약 33만평).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공원이다. 특히 방치되거나 버려질 위기에 처한 수목들을 박람회장으로 옮겨 심어 살려낸 친환경 박람회다. 박람회장은 크게 네 구역으로 나누어진다. △ 한국정원과 철쭉정원을 중심으로 한 ‘수목원 구역’, △ 순천만 국제습지센터를 중심으로 한 ‘습지센터구역’, △ 세계 각국의 다양한 테마 정원, 참여정원이 어우러진 ‘세계 정원 구역’, △ 나눔 숲과비오톱 습지, 순천만자연생태공원으로 구성된 ‘습지 구역’이다. 박람회장이 워낙 넓어 하루에 다 보기 어려우니 사전에 추천코스를 살펴보는 것이 필수다. ‘수목원 구역’과 ‘세계 정원 구역’은 동천을 사이에 두고 자리하는데, 동천 위로 독특한 다리가 놓여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설치미술가 강익중씨가 디자인한 ‘꿈의 다리’. 컨테이너 30개를 연결해 만든 것으로, 물질의 순환과 재활용의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영국 첼시플라워쇼에서 수상한 황지해 작가의 ‘갯지렁이 다니는 길’에는 정원과 관련된 책을 볼 수 있는 도서관과 갤러리, 쥐구멍 카페 등이 있어 쉬어가기에 좋다. 세계 각국의 전통 정원과 테마 정원 외에도 61개 참여 정원이 눈길을 끈다. 국내 외 도시와 기업, 작가들이 참여한 아기자기한 정원이다.

5. 풍차가 있는 네덜란드 정원 6.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전경

조선시대 계획도시, ‘낙안읍성’순천을 찾는 방문객들이 빠지지 않고 들르는 곳이 있다. 바로 박람회장에서 20여km 떨어진 곳에 자리잡은 낙안읍성이다. 산으로 둘러싸인 넓은 평야에 축조된 성곽으로 왜적의 침입으로부터 백성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성이다. 낙안은 풍요로운 땅에서 만백성이 평안하다는 뜻을 품고 있다. 6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이곳은 성·동헌·객사·초가가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고, CNN이 선정한 한국의 대표관광지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마을을 감싸고 있는 석성은 1.4km. 치밀하게 쌓인 커다란 돌은 위로 갈수록 점차 작아진다. 성곽에 오르면 수없이 많은 황금색 초가지붕이 펼쳐진다. 둥그런 지붕이 다정하게 머리를 맞댄 풍경이 알싸하다. 이곳에는 주민들이 조선시대 모습으로 살아간다. 우물가엔 아낙들이 모여 빨래를 하고, 병사복장을 한 조선시대 병(兵)들은 시간마다 수문장 교대식을 한다. 현재 108가구 300명이 거주하고 있다. 동편제의 산실인 낙안읍성은 한양을 모델로 만든 조선시대의 지방계획 도시다. 읍성 위치·구조·경관 등 한양을 그대로 모방했다고 한다. 마을 곳곳엔 평민들이 살던 초가집과 툇마루·토방·이엉지붕·섬돌 위 장독·아궁이 부엌 등 우리나라 중부지방 주거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하고있다. 낙안읍성에서는 황금빛 토속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저잣거리에서 옛 정취를 느끼고, 초가지붕 아래 돌담을 걸어도 운치 있다. 초가집 툇마루에 앉아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민박 체험도 있다.

7. 낙안민속축제, 가마에 태운 임금

여행 Tip - “ 박람회 입장권”을 소지하면 순천 낙안읍성·순천만·드라마촬영장·뿌리깊은 나무박물관·순천자연휴양림을 무료로 들어갈 수 있다. 송광사·선암사 입장료는 50% 할인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