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전주시는 국제영화제(www.jiff.or.kr)가 열리는 도시이다. 올해도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12번 째 영화제가 열렸다. 그래서인지 전주에서는 많은 드라마와 영화가 촬영된다. 그중 지난해 여름부터 초겨울까지 방영되었던 KBS드라마 <성균관스캔들>은 많은 사람들을 전주로 향하게 했다. 최근엔 일본에서도 방영되어 일본인 관광객도 늘고 있다고.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젊은 배우들의 매력을 따라 전주로 여행을 떠나보자.

영화촬영의 메카를 거닐다, 전주한옥마을
전주한옥마을(http://hanok.jeonju.go.kr)은 전주의 아이콘이다. 마을 입구에 서 있는 풍남문과 경기전, 전동성당은 가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익숙하게 느낄 정도. 그 장소들이 모두 영화와 드라마의 단골촬영지인 까닭이다. 이들은 모두 한옥마을 입구인 풍남동에 자리하고 있어 찾기 쉽고 어디에서나 눈에 띈다. 마을은 돌아보기도 쉽다. 경기전을 지나 들어가다 중심로인 은행나무 길을 만나면 왼쪽으로 들어서면 된다. 은행나무 길은 다시 사방으로 또 다른 길을 만나 이어지며 골목길 여행의 즐거움을 맛보게 해준다. 한지공방, 한방문화센터, 전주부채문화관, 최명희문학관, 전주한옥생활체험관, 전주소리문화관 등이 골목길을 걷다보면 숨겨진 보물처럼 나타난다. 모든 공간을 돌아보려면 하루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주어진 시간만큼 적절히 동선을 만들어 돌아보자.

공간을 지키고 선 수문장처럼 우뚝 솟아있는 수백 년 된 은행나무들도 어김없이 만날 수 있다. 걸오가 올라앉아 성균관 안팎을 바라보던 은행나무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다. 하지만 은행나무를 찾더라도 드라마처럼 올라가 앉지는 말자. 수령 400년이 넘은 이 나무들은 모두 보호수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전주향교의 은행나무는 향교의 늦가을 풍경을 책임진다. 노란 카펫을 깐 듯 아름답게 변신한 향교 풍경은 꽤나 매혹적이다.
대성전을 지나 뒤쪽으로 들어가면 교육공간인 명륜당이 있다. 명륜당은 드라마 <성균관스캔들>에 공부하는 교실로 자주 등장했다. 성균관박사인 정약용이 병풍을 펼친 교실에서 유생들에게 강학하는 장면 등이다. 지금도 여전히 공부하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건물 안에는 드라마에서처럼 나지막한 책상과 방석이 놓여있지 않고 입식 책걸상이 놓여있다. 요즘 아이들에게 맞춘 책상과 의자겠지만 왠지 아쉬움이 생긴다.

/명륜당과 은행나무

/대성전

전주에서 만든 옛 책을 만나다, 완판본문화관
향교 앞에는 완판본문화관(063-231-2212)이 자리하고 있다. 완판본은 조선시대 완주(지금의 전주)에서 만들어낸 책을 일컫는 말이다. 그렇다면 조선시대의 책은 모두 완주에서 만들었을까? 당시에는 서울의 경판, 경기도 안성의 안성판, 대구의 달성판, 전주의 완판본으로 책을 나누었다. 이중 완판본은 종류나 규모면에서 단연 으뜸이었다고. 그렇다면 어떻게 완판본이 으뜸이 되었을까. 조선시대 인쇄방법과 초기소설의 내용에서 그 까닭을 찾을 수 있다. 목판에 글자를 새긴 후 먹물을 바르고 한지를 얹어 두드려 인쇄하는 방식이었으니 좋은 한지가 필요했고, 초기 소설의 주요 소재가 판소리였음에서도 판소리의 고장 전주가 책의 중심지가 되었던 이유를 찾을 수 있다.